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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지용(漁父之勇)

우현 띵호와 2021. 9. 16. 02:06

어부지용(漁父之勇)

어부의 용기, 오랜 체험에서얻은 진정한 용기
[고기잡을 어(氵/11) 아비 부(父/0) 갈 지(丿/3) 날랠
용(力/7)]

고기 잡는 어부가 성어로 등장하는
漁父之利(어부지리)는 누구나 안다. 이해관계로
싸우는데 엉뚱한 사람이 가로챈다. 도요새가
조갯살을 먹으려다 물려 오도 가도 못하는 사이
지나가던 어부가 둘 다 잡아 횡재했다고 비난할 수
없다. 田父之功(전부지공)과 같이 토끼와 사냥개가
쫓고 쫓기다 지쳐 쓰러진 사이 두 마리 다 갖게 된
농부와 같이 운이 좋을 뿐이다.

개는 주인이 있겠지만 조개와 새는 주인이 없고, 또
불로소득을 하려는 마음도 없었기 때문이다. 어부는
풍랑을 헤치고 바다서 물고기를 잡아 값싸게 영양을
보충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이런 어부의 체험에서
얻은 용기(漁父之勇)를 높이 평가한 사람은
孔子(공자)였다.

성어는 ‘莊子(장자)’에서 유래했다. 인위적인
격식을 너무 따진다며 儒家(유가)를 못마땅해 하는
장자가 공자를 긍정적으로 본 秋水(추수)편에
등장한다. 제일 앞부분에 강의 신 河伯(하백)이
바다를 보고는 무한한 시공간에 자신의 미미한
존재를 한탄한다는 望洋興歎(망양흥탄)이 나오는 등
철학이나 문학으로도 명문으로 꼽힌다는 장이다.

공자는 여기서 진정한 용기가 어떤 것인지 알려준다.
공자가 匡(광)이라는 지역을 지날 때 그곳 宋(송)나라
사람들이 여러 겹 둘러싸고 해치려 했다. 이 지역을
침략해 괴롭혔던 魯(노)나라 季氏(계씨)의 가신
陽虎(양호)와 공자가 너무나 닮아 보복하려 한
것이다.

막아서려는 수행 제자들을 말리면서 공자는 태연히
거문고를 타며 노래를 불렀다. 어찌 즐거울 수
있는지 묻자 공자는 때에 안 맞는 운명은 순응해야
한다며 설명한다. ‘물 위로 다니면서 교룡을 피하지
않는 것은 어부의 용기이고(水行不避蛟龍者
漁父之勇也/ 수행불피교룡자 어부지용야)’, 육지서
외뿔소나 호랑이를 피하지 않는 것은 사냥꾼의
용기라 했다.

그러면서 ‘큰 재난을 닥쳐서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성인의 용기(臨大難而不懼者 聖人之勇也/
임대난이불구자 성인지용야)’라 덧붙였다. 얼마
뒤에 병사들의 우두머리가 오인했다며 사과하고
물러났다. 臨難不懼(임난불구)도 여기서 나왔다.

우리나라서도 묵객들이 어부를 부러워하는 내용의
시가나 격조 높은 서화를 많이 남겼다. 세월을 낚는
姜太公(강태공)처럼 자연을 관조하고 완상하는 것이
대부분으로 직접 생존수단으로 삼는 어부들의 땀은
잘 보이지 않는다. 공자가 말한 무모한 용기인
暴虎馮河(포호빙하)와 대비되는 것이 어부의 용기다.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고 걸어서 강을 건너는
용기보다 어부가 물을 두려워하지 않듯이 오랜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 조금
안다고 匹夫之勇(필부지용)을 부리다 본인은 물론
주위도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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