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들은 염소를 피해서 이리저리 흩어지고 있었다. 그 분은 설명하셨다. 양들은 본성이 게으르고 움직이기를 싫어해서
배가 고파도 잘 움직이지를 않는다고 한다. 염소는 양들과는 정반대의 성질로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이리저리 쉴새없이 뛰어다니며 닥치는 대로 뿔로 받는
성질을 갖고 있어서 양들 속에 염소를 섞어 놓는다고 말씀하셨다. 양들을 뿔로 받으며 돌아다니는 염소를 피해서 도망 다니다 보면
그곳에 새 풀이 있어서 양들이 먹이로 삼을 뿐 아니라
자연히 운동도 하게 되어 건강하게 성장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면 쫓아 돌아다니는 염소가 양들에게 귀찮고 원수같은 존재인가?
아니면 고마운 존재인가? 라고 우리에게 물으셨다. 우리는 삶 안에서 내게 상처를 주고 힘들게 하는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을 염소 과(科)에 속한다며
미워하는 사람은 없는가? 또 섭섭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가? "시어머니만 아니면.... 시누이만 아니면.... 남편만 아니면.... 우리 단체에 누구만 없으면.... 직장의 누구만 없으면... 우리는 행복할 텐데" 라는 말을 자주 한다. 어느 공동체에서나 힘들게 하는 염소 같은 사람이 반드시 있다.
그래서 "저 사람만 없으면 우리 공동체는 잘 되어갈 텐데" 라는
말들을 많이 하고 또 듣는다. 나는 항상 양과(羊科)에 속하는 사람인가?
누군가는 나를 염소과(科) 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는가? 염소 같은 그들로 인해 인내(忍耐)를 배우고, 겸손(謙遜)을 배우고,
이해(理解)하는 마음이 되지는 않는가? 그러면 상처를 주고 힘들게 하는 그 사람들은 나에게 정녕 미워하고
섭섭하게 생각할 염소과 인가? 나로 하여금 덕을 쌓아가게 하는 동기(動機)를 주지는 않았는가?
내 영혼, 생명에 도움을 주는 은인이 되지는 않았는가? 혹시 그로 인하여 성장 발전의 자양분(滋養分)을 얻지는 않았는가? 우리는 양과 염소를 가를 수 없다. 그 누구도 "양과 이다, 염소과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