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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계(五計)와 오멸(五滅)

우현 띵호와 2021. 9. 9. 01:13

오계(五計)와 오멸(五滅)

송나라 학자 주신중(朱新中)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다섯 가지
계획이 있어야 한다는
"오계론(五計論)"을 펼쳤습니다.

오계(五計)
첫째.
생계(生計) : 참되게 살아가기 위한 계획
즉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는가?
하는 계획으로서 직업에 관한 계획과 준비입니다.

둘째.
신계(身計) : 병마, 부정에서 몸을 보전하는 계획
즉 건강을 위한 관리와 계획입니다
내가 내 몸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몸과 마음을 강건하게 하는 방법을 찾는 계획을 하는 것입니다

셋째.
가계(家計) : 집안을 편안하게 꾸려가는 계획
즉 가정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가?
경제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사람과 신뢰와 정신적인 안정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부부관계, 부모 자식 관계, 형제 관계를 잘 맺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넷째.
노계(老計) : 멋지고 보람 있게 늙는 계획
즉 이것은 노후관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 무엇을 하다가 갈 것인가?
어떻게 건강 관리를 하고, 어떻게 경제 생활을 하며,

자식과 사회에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계획입니다


다섯째
사계(死計) :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는 계획
즉 마지막으로 사람은 죽음 이후에 대하여 분명하고

바른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특별히 다섯째인 사계(死計)에서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 계획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섯 가지 인연과 작별하는 일이라고 얘기하는데
이를 오멸(五滅)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멸(五滅)
첫째,

    멸재(滅財) : 재물과 헤어지는 일입니다
    살아서 마련한 재산에 미련을 두고서는
    편하게 눈을 감을 수가 없습니다.
    재물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일이 멸재(滅財)입니다.

둘째,

    멸원(滅怨) : 남과 맺은 원한을 없애는 일입니다
    살아서 겪었던 남과의 불미스러운 관계를 씻어내야

    마음 편하게 눈을 감을 수 있습니다
    남과의 다툼이 있었다면 그 다툼에서 비롯된 원한을

    씻어내는 일이 멸원(滅怨)입니다.

셋째,

멸채(滅債) : 남에게 진 빚을 갚는 일입니다
    빚이란 꼭 돈을 꾸어 쓴 것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받았다면 그것도 빚입니다
    살아있을 때 남에게 받았던 도움을 깔끔하게 갚는 일이 멸채(滅債)입니다

넷째,

멸정(滅情) : 정든 사람, 정든 물건과의 작별하는 일입니다
    아무리 정들어도 함께 갈 수가 없고
    가지고 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든 사람, 정든 물건과 작별하는 일이 멸정(滅情) 입니다

다섯째,

멸망(滅亡) : 죽는 것이 끝이 아니라
    죽음 너머에 새로운 세계가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신념이 멸망(滅亡)입니다.

이야기 하나 올리겠습니다.
명종(明宗) 때 홍계관(洪繼寬)이라는 소문난 점쟁이가 있었습니다.
그가 사람이 죽는 해 죽는 달까지 맞힌다 하여
상류사회 가마들이 그 문전에 줄지어 서서 기다릴 정도였습니다
상진(尙震) 정승도 이 점쟁이로부터 죽는 연월을 점쳐두고는

그 3년 전부터 편안하게 죽을 수 있게끔 사계(死計)를 세워 챙겨나갔습니다.
당시 지식층에서는 어떻게 해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맞이하느냐 라는 사계(死計) 문화가 번져 있었습니다

 

이는 송나라 학자 주신중(朱新仲)의 오계론(五計論) 영향을 받아
'오멸(五滅)’이라는 노후 철학이 팽배하였기 때문입니다
상진 대감은 이렇게 오멸 철학을 실천하며 죽음을 겸허하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죽는다는 연월이 지나도 죽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홍계관을 불러 맞지 않은 점괘를 두고 따지자
“죽을 운명을 좌우하는 것은 오로지 남에게 알리지 않고

베푼 음덕(陰德)뿐입니다”라며 생각나는 음덕 베푼 일이 없는지 물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임금님 수라간에서 금 밥그릇을 훔쳤다가 들킨 별감(別監)에게

장물은 현장에 갖다 놓게 하고 은밀히 사형을 면하게 해 준 일이 있었습니다
상진 대감은 그 음덕으로 15년간 더 살았다고 하는데
음덕 덕분이라기보다는 오멸(五滅) 철학을 실천한 정신적 안정 때문에

오래 살지 않았나 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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