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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니홍조 (雪泥鴻爪 )

우현 띵호와 2021. 7. 14. 23:33

설 니홍조 (雪泥鴻爪 )

중년의 나이를 넘으면 존경을 받지 못할지언정 욕은 먹지 말아야 합니다.

소동파의 시에 설니홍조 (雪泥鴻爪)
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기러기가 눈밭에 남기는 선명한 발자국'이란 뜻입니다.
그러나 그 자취는 눈이 녹으면 없어지고 맙니다.

인생의 흔적도 이런게 아닐까요?
언젠가는 기억이나 역사에서 사라지는 덧없는 여로...

뜻있는 일을 하면서 성실하게 살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지내는 일이 참 어렵습니다.

中國 故事에
강산이개 (江山易改)
본성난개 (本性難改)
라는 문장이 있는데,

'강산은 바꾸기 쉽지만,
본성은 고치기 힘든 것 같다'
는 뜻입니다.

나이 먹을수록 본성이 잇몸처럼 부드러워져야 하는데

송곳처럼 뾰족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 하고 일갈했을 때,

그의 친구들이 그럼, "당신은 자신을 아느냐?" 라고 되물었답니다.

그 때 소크라테는"나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나 자신을 모른다는 것은 알고 있다."라고 말했답니다.

자신의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 본성을 고치는 첩경이 될 수 있습니다.
어느 책에 보니까 사람은 다섯 가지를 잘 먹어야 한다고 써 있었습니다.

1, 음식을 잘 먹어야 한다.
2, 물을 잘 먹어야 한다.
3, 공기를 잘 먹어야 한다.
4, 마음을 잘 먹어야 한다.
5, 나이를 잘 먹어야 한다.

이것이 건강한 삶의 비결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존경받는 삶의 길이기도 할 것입니다.

'중년의 나이를 넘어면 삶의 보람과 의미를 찾기보다는

존경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존경을 받지 못 할 지언정

욕은 먹지 말아야 한다'는 신념을 지니고 삽니다.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은 "스무 살의 얼굴은 자연의 선물이고,
쉰 살의 얼굴은 당신의 공적이다" 라는 명언을 남겨습니다

중년 이후의 얼굴은 그 사람 인생에 대한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므로

나이를 잘 먹는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것입니다.

따라서 큰 업적 이나 칭찬받기 보다는 지탄 받거나

상대방에게 상처 주지 않는 인생이 더 위대한 삶이 이닐까 생각합니다.

이어서 '사향노루 이야기'를 전합니다.
어느 숲속에서 살던 사향노루가 코끝으로 와 닿는 은은한 향기를 느꼈습니다.

"이 은은한 향기의 정체는 뭘까?
어디서, 누구에게서 시작된 향기인지 꼭 찾고 말거야."

그러던 어느 날, 사향노루는 마침내 그 향기를 찾아 길을 나섰습니다.
험준한 산 고개를 넘고 비바람이 몰아처도
사향노루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온 세상을 다 헤매도 그 향기의 정체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는 깍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서 여전히 코끝을 맴도는

향기를 느끼며 어쩌면 저 까마득한 절벽 아래에서 향기가

시작되는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향노루는그 길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절벽을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한쪽 발을 헛딛는 바람에 절벽 아래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사향노루는 다시는 일어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향노루가 쓰러져 누운 그 자리엔,

오래도록 은은한 향기가 감돌고 있었습니다.
죽는 순간까지 향기의 정체가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몰랐던 사향노루.
슬프고도 안타까운 사연은 어쩌면 우리들의 이야기인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
나 자신에게서가 아니라 더 먼 곳,
더 새로운 곳.
또 다른 누군가를 통해서
행복과 사랑,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우리들이야 말로 끝내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비명횡사한 사향노루가 아닐까요?

우리는 최고의 향기를 풍기고 있는

소중한 존재임을 잊지 말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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