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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의 마음

우현 띵호와 2022. 12. 30. 01:13

전부의 마음

계절의 온도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쌀쌀해졌다는 이유로
잎은 가지를 이탈하여 낙엽이 된다

그것이 견뎌 내는 것인지
이겨 내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잎과 이별한 나무는 초라한 가지만을 남긴 채
긴 겨울을 홀로 보낸다

사랑도 어찌 다를 수 있으랴
마음이 뜨거워졌다는 이유로
전부를 내어 주며 사랑을 하던 사람이
마음의 온도가 변했다는 이유로 불쑥 떠난다

전부를 내어 준 마음은
이불 없는 나무가 되어 홀로 추운 겨울을 보낸다

이윽고 혼자에 익숙해질 즈음
머리칼을 쓰다듬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거리에는 봄의 행렬을 알리는 신호탄이 곳곳에 터진다

꽃이 피어나 사람과 사람의
간격 사이에서 휘날린다

계절의 온도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마음의 온도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다시 사랑을 시작한다

다시 마음이 뜨거워졌다며
다시 전부의 마음을 내어 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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