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사이에 예를 표한다는 인사는 물론 아니다. 한자는 똑 같지만 사람을 어떤 자리에 임용하는 일을 가리킨다. 작은 단체나 직장에서도 適材適所 (적재적소)가
중요한 일인데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결국 用人(용인)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말은 쉬워도 마땅한 자리에 적합한 인물을 고르는 것은
정말 어려운 모양이다. 모든 것에 완벽했을 孔子(공자)도
선입견으로 사람을 잘못 판단했다고 후회하고 있으니 말이다. 인사의 중요성을 말한 이 성어는 공자가 제자를 평하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공자의 제자 子羽(자우)는 얼굴이 매우 못 생겼던 모양이다. 처음 가르침을 받으러 왔을 때 공자가 재능이 모자라는
사람으로 생각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자우는 이후 학문과 덕행을 닦는데 힘쓰고
공사가 분명하게 일을 처리해 따르는 제자가 300명이나
됐다고 한다. 宰予(재여)라는 제자는 언변이 좋았다.
하지만 그는 낮잠을 자다가 공자에 혼나기도 하고
삼년상이 길다고 주장했다가 꾸중을 들었다. 천성이 게을러 ‘썩은 나무는 조각을 할 수 없다
(朽木不可雕/ 후목불가조)’고 까지 지적했을 정도다. 뒷날 공자는 이렇게 탄식했다.
‘나는 말로 사람을 골랐다가 재여에 실수했고,
외모로 사람을 보았다가 자우에게 실수했다 (吾以言取人 失之宰予 以貌取人 失之子羽/ 오이언취인 실지재여 이모취인 실지자우).’ ‘史記(사기)’의 仲尼弟子(중니제자)열전에 실려 있다. ‘論語(논어)’에도 ‘군자는 말을 보고 사람을 등용하지 않는다 (君子 不以言擧人/ 군자 불이언거인)’란 구절이 衛靈公 (위령공)편에 나온다. 우리 사회에 외모지상주의(lookism) 열풍이 거세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