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구이지학 (口耳之學)

우현 띵호와 2023. 4. 30. 20:51

구이지학 (口耳之學) 
○ 들은 것을 새기지 않고 남에게 전하기만 한다
○ 口(입 구) 耳(귀 이) 之(어조사 지) 學(배울 학) 
 
들은 것을 새기지 않고 그대로 남에게 전하기만 한다.

조금도 제 것으로 만들지 못한 학문 
군자의 학문은 귀에 들어가면 그대로 마음에 말하고,

신체에 정착하여 인격을 높이고,

그것이 행동으로 나타난다.

그러한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사소한 말이나

동작도 많은 사람이 거울이 될 수 있다.  
 
이에 반하여 소인의 학문은 귀로 들어가면

곧바로 입으로 나온다.

즉 들은 대로 즉시 타인에게 전하고,

조금도 자신을 수양하는 양식으로 두지 않는다.

귀와 입 사이는 겨우 네 치, 그 네 치 사이만

신체에 머물러 있었던 것으로 된다.

그러므로 이것을 "口耳之學"이라고 한다.

이래서는 대장부의 마음과 행동을 훌륭하게 할 수가 없다. 
 
性惡說(성악설)을 주창한 荀子(순자)는

자신의 몸을 갈고 닦아 덕을 쌓기 위해

배웠던 학문이 변질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배움을 오로지 남을 가르쳐 먹고 살기 위한

생활의 방편으로만 쓴다는 것이었다.

勸學篇(권학편)에서 말한 내용을 보자.

'소인의 학문은 귀로 들어가 입으로 나온다.

입과 귀 사이는 네 치밖에 안 되는데,

어찌 일곱 자의 몸을 아름답게 하기에 족하겠는가

(小人之學也 入乎耳 出乎口 口耳之間

則四寸耳 曷足以美七尺之軀哉/

소인지학야 입호이 출호구 구이지간 즉사촌이

갈족이미칠척지구재).' 軀는 몸 구.

즉 순자는 들은 것이나 배운 것을 깊이 새겨

자신의 것으로 만들 겨를도 없이 즉시 남에게

그대로 전달해 자신의 학문과 지식을 자랑하는 것을 꼬집었다.  
 
비슷한 뜻으로 남긴 孔子(공자)의 '길에서 들은 것을

길에서 그대로 옮기는 것은 덕을 버리는 짓이다

(道聽塗說 德之棄也/ 도청도설 덕지기야)'라는

말이나 孟子(맹자)의

'사람의 병폐는 남의 스승 되기를 좋아하는데 있다

(人之患 在好爲人師/ 인지환 재호위인사)'고

남 앞에서 아는 체하기를 좋아하는 소인을 꼬집었다.

옛글을 외우고 다음 질문만 기다리는

記問之學(기문지학)이나 외워서 읊기만 하는

記誦之學(기송지학)도 옳은 학문의 태도가

아님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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