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요즘 노인(老人)들의 단시(短詩)

우현 띵호와 2024. 3. 19. 18:16

 요즘 노인(老人)들의 단시(短詩)

일본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공모한 짧은 글 당선작.
(천묘.단시, 川柳. 短詩)
2024년 1월 19일 발표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전구 다 쓸 때까지도
남지않은 나의 수명. 

종이랑 펜 찾는 사이에 
쓸 말 다 까먹네.

세 시간이나 기다렸다 
들은 병명은 "노환 입니다" 

일어나긴 했는데 잘 때까지
딱히 할 일이 없다.

자명종 울리려면 
멀었나 일어나서 기다린다.

연명치료  필요없다 써놓고
매일 병원 다닌다.

만보기 숫자 절반 이상이
물건 찾기.

몇 가닥 없지만 전액 
다 내야 하는 이발료.

눈에는 모기를,
귀에는 매미를 기르고 산다.

쓰는 돈이 술값에서
약값으로 변하는 나이

젊게 차려 입은 옷, 자리를
양보받아 허사임을 알다 

이봐 할멈! 
입고 있는 팬티 내 것일세.

일어섰다가 용건을 까먹어
다시 앉는다.

분위기 보고 노망난 척하고
위기 넘긴다.

무농약에 집착하면서
먹는 내복약에 쩔어산다.

자동응답기에 대고 
천천히 말하라며    
고함치는 아버지.

전에도 몇 번이나 
분명히 말했을 터인데
"처음 듣는다! " 고.

할멈 ! 
개한테 주는 사랑 
나한테도 좀 주구려.

심각한 건 정보유출 보다
오줌 유출.

정년이다.
지금부턴 아닌건 
아니라고 말해야지.

안약을 넣는데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린다.

비상금 둔 곳 까먹어
아내에게 묻는다.

경치보다 화장실이
신경 쓰이는 관광지

손을 잡는다.
옛날에는 데이트, 
지금은 부축.

이 나이쯤 되니 재채기 
한 번에도 목숨을 건다.

'유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도 늙어봐!  (0) 2024.06.01
설특집 유머한마당 '며느리의 넋두리'  (0) 2024.02.09
경상도 언어영역 능력평가  (0) 2023.12.22
이 의사 정말 맘에 듭니다~~~  (0) 2023.12.19
늙는다는게 얼마나 서글픈가!  (0) 2023.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