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말씀
뭐든지 밉다가도 곱다가도 허제...
밉다고 다 없애면
세상에 뭐가 남겄냐!
세상에 쓸 데 없는 말은 있어도
쓸데없는 사람은 없는 기다.
나뭇가지를 봐라.
곧은 것은 괭이자루,
갈라진 건 소 멍에,
벌어진 건 지게,
가는 것은 빗자루,
튼실한 건 울타리로 쓴다.
사람도 한 가지다.
생각해 봐라!
다 글재주로 잘 나가면
농사는 누가 짓고
변소는 누가 푸겄냐...
밥 하는 놈 따로 있고
묵는 놈도 따로 있듯이
말 잘하는 놈도 있고
힘 잘 쓰는 놈도 있고
헛간 짓는 사람도 있고
큰집 짓는 사람도 다 따로 있다.
하나라도 없어봐라
그 동네가 어찌 잘 되겄냐!
살아 보이 그닥시리
잘 난 놈도 못 난 놈도 없더라.
모질게 거둬들이기만 한 사람은
그 사람이 죽고 없어져도
까시가 돋니라...
우짜든지!
서로 싸우지 말고 도와가면서 살아야제,
다른 사람 눈에 눈물 빼고,
득 본다 싶어도
끝을 보면 별거 없니라..
모든 게 제 각각
베풀면 베푼 대로 받고,
해치면 해친 대로 받고 사니라.
그러니
사람한테야 굳이 말해서 뭐 하겄냐!
세상에 수월한 일이 어딨냐!
하다 보면 손에 익고 또 몸에도 익고
그러면 용기가 생기는 것이제...
다 들 그렇게 사는 것 아니겄냐...
힘 있을 때 부모형제간에
이웃끼리 친구끼리
잘난 체 하지 말고
서로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며
얼굴 자주보고 전화도 자주 함시렁
그렇게 살다 죽는 게
잘 사는 인생인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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