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구우일모(九牛一毛)

우현 띵호와 2021. 7. 17. 23:13

구우일모(九牛一毛)

아홉 마리의 소 가운데 하나의 털, 적은 수나 하찮은 물건
[아홉 구(乙/1) 소 우(牛/0) 한 일(一/0) 털 모(毛/0)]

덩치가 큰 소의 털은 당연히 많다. 그래서
‘쇠털같이 많다’는 속담은 수효가 셀 수 없이
많음을 비유한다. 소가 아홉 마리라면 더 셀 수가
없다. 아홉 마리의 소(九牛) 가운데 박힌 하나의
털(一毛)은 매우 많은 것 가운데 극히 적은 수를
말한다.

아울러 아주 큰 물건 속에 끼여 있는 하찮은 물건,
무시해도 좋은 것을 말할 때도 사용한다. 아득히
넓은 바다에 떠 있는 좁쌀 한 톨이란 뜻의
滄海一粟(창해일속)나 곡식창고 속의 사료 한 알이란
太倉稊米(태창제미) 등도 같은 의미를 가진 성어다.

중국 최고의 역사가 司馬遷(사마천, 기원전
145년~80년)이 쓴 글에서 이 성어가 유래했다. 본기와
열전 등으로 나눠 기술한 紀傳體(기전체)의 효시
史記(사기)는 역대 정사의 모범이 됐다. 불후의
역사서를 남긴 사마천은 그러나 최고의 악조건
속에서 이 책을 썼다. 漢(한)나라 武帝(무제)때
역사를 기록하는 太史令(태사령)으로 있었던
사마천이 친구를 변호하다 생식기를 잘리는 중죄를
받고 치욕 속에서 완성했기 때문이다.

李陵(이릉)이란 장군은 북방에서 날뛰던 흉노를
수차례 무찔러 큰 공을 세웠지만 5000의 적은 군사로
8만 대군과 싸우다 사로잡히고 말았다. 대로한
무제가 이릉의 가족을 목 베고 죄를 추궁하는
어전회의를 열었을 때 홀로 사마천이 변호에 나섰다.
이릉의 과거 전공과 인품을 이야기하며 무제의
처사가 심하다고 했다가 하옥된 뒤 宮刑(궁형)을
받았다.

사서를 완성하라는 부친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사마천은 이때의 심정을 친구에 보낸
‘報任少卿書(보임소경서)’에서 밝히고 있다.
‘만약 제가 형벌에 복종하여 죽음을 당한다고
하더라도 숱한 소들의 몸에서 털 하나를 잃어버리는
격이니 땅강아지나 개미의 죽음과 무엇이 다를 바가
있겠습니까(假令僕伏法受誅 若九牛亡一毛
與螻蟻何以異/ 가령복복법수주 약구우망일모
여루의하이이)?’ 이렇게 해서 목숨을 이은 사마천이
저술에 착수한지 18년 만에 천고에 남을 사기를
완성하게 된 것이다.

아주 하찮은 것이라 자신도 무시하고 남에게서
무시당하기도 한다. 또 치욕에 견디는 것은 힘들다.
사마천은 죽었다면 숱한 쇠털 중 하나였을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여 대작을 남겼다. 자신의 앞에 닥친
불행이나 수치를 이겨내는 지혜를 발휘해야 더 큰
앞날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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