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미타(至死靡他)
죽을 때까지 다른 마음을 갖지않는다,
다른 마음 품지 않고 절개 지키다.
[이를 지(至/0) 죽을 사(歹/2) 쓰러질 미(非/11) 다를
타(亻/3)]
결혼한 남녀가 성격이 맞지 않아 헤어지는
離婚(이혼)을 장려하지는 않더라도 요즘은 흔히 볼
수 있다. 예전에는 헤어진 후 다른 상대와
再婚(재혼)하는 것이 자유스러웠다가
朱子學(주자학)이 일반화되면서 여자에게는
금지되었다고 한다. 출
가한 여성이 남편과 이별하거나 사별하더라도 다시
결혼하는 改嫁(개가)는 특히 사대부 집안에서
금기였다가 조선 말 甲午改革(갑오개혁)때 막을
내렸다고 한다. 죽은 남편을 그리며 貞節(정절)을
지키는 여인을 높이 평가하던 풍습은 중국에서 약
3000년 전부터 전해지는 시를 모았다는
‘詩經(시경)’에도 등장하니 역사가 오래다.
죽을 때까지(至死) 다른 마음을 품지 않는다(靡他)는
이 성어는 당시 15개국의 노래를 수집한
國風(국풍)편의 鄘風(용풍)에서 유래했다. 어떤
현상이 널리 퍼진다는 風靡(풍미)에서 볼 수 있는
쓰러질 靡(미)는 없어지다, 멸하다란 뜻도 있고, 鄘은
나라이름 용. 용풍에서 첫머리에 나오는
‘柏舟(백주)’는 잣나무로 만든 배를 말하는데 그
배를 젓는 젊은이를 사모하는 처녀의 노래다.
해설한 毛詩(모시)에 노래에 관해 따르는 이야기가
있다. 衛(위)나라 세자 共伯(공백)과 결혼한
共姜(공강)이란 여인이 남편의 요절 이후
靑孀(청상)을 걱정하는 친정어머니에게 개가하지
않겠다는 것을 맹세하는 내용이라 한다.
어려운 글자가 나오지만 전반부를 보자. ‘두둥실 저
잣나무 배 황하 한 가운데 떠 있네(汎彼柏舟
在彼中河/ 범피백주 재피중하), 배위의 더벅머리
총각 진실로 내 짝이라네(髧彼兩髦 實維我儀/
담피량모 실유아의), 죽을지언정 다른 마음을 갖지
않고 따르리(之死矢靡他/ 지사시미타), 어머님은 곧
하늘이지만 어찌 내 마음을 몰라주실까(母也天只
不諒人只/ 모야천지 불량인지).’ 髧은 늘어질 담,
髦는 다팔머리 모, 거동 儀(의)는 배필의 뜻도 있다.
母也天只(모야천지)는 나를 기르신 어머니가 하늘과
같다는 말. 원시에 나오는 대로
之死靡他(지사미타)로도 쓰고 栢舟之操(백주지조)라
해도 뜻이 같다.
글자도 어렵고 뜻도 케케묵은 이 말은 그러나 정절만
찬양한 것이 아니라 죽어도 마음이 변하지 않는
지사의 절개도 포함한다. 한 임금에 대한 충성이
변치 않아 죽음이 닥치더라도 두 마음을 가지지 않는
굳건한 의지는 不事二君(불사이군)의 충신을 영원히
기리는 데서 나타난다.
百年偕老(백년해로)를 약속하고도 헤어지는 부부를
흔히 볼 수 있듯이 한 지도자만 따르는 정치인은
드물고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철새만 자주 눈에 띈다.
굳건한 지조는 예나 지금이나 높이 우러르는데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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