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안석불출 여창생하 (安石不出 如蒼生何)

우현 띵호와 2021. 7. 19. 21:03

안석불출 여창생하 (安石不出 如蒼生何)

안석이 나오지 않으면 백성들은 어찌하겠는가.

<편안할,安 돌,石 아닐,不 날,出 . 같을,如 푸를,蒼 날,生 어찌,何>

 

옛날 나라 전체의 주인인 임금이 정사를

잘 펼칠 때 백성들은 편안했다.

성군이 자주 있는 것도 아니어서

피폐한 생활을 할 때가 물론 많았다.

그런데 왕도 아니고 一人之下(일인지하)의

실권을 누리는 재상도 아닌 한 사람이 백성들의

신망을 받는다면 참으로 행운아일 것이다.

 

중국 東晉(동진)의 謝安(사안, 320~385)은

그 행적으로 성어에까지 남았다.

'안석이 세상으로 나올 수 없다면(安石不出/안석불출)

이 백성들은 어찌할꼬(如蒼生何/여창생하)'란 말이다.

편안한 돌 安石(안석)은 사안의 자인데 명망이 높았지만

조정의 부름을 어기고 세속적인 부귀와 권력을 등지는

東山高臥(동산고와)를 즐겼다.

 

魏蜀吳(위촉오)의 삼국을 265년 통일한 晉(진)나라는

왕족 司馬氏(사마씨)들의 팔왕의 난(八王之亂)이란

세력다툼을 거치면서 동진으로 쪼그라들었다.

북방의 이민족이 난립한 五胡十六國(오호십육국)

시대가 된 것이다. 이즈음 동진에 명문귀족 출신에다

야심만만한 인물이 등장했으니 바로 桓溫(환온, 312~373)이다.

 

齊桓公(제환공)의 후예라는 설이 있을 정도의

떵떵거리는 집안에다 황제의 사위이고,

북벌을 책임진 군사령관을 맡고 있는 환온은

무능한 사마씨들의 황제마저 눈 아래 보였다.

북방을 평정 후 그는 나쁜 이름이라도 만세에 남긴다는

遺臭萬年(유취만년)의 야심으로 황제도 넘보게 됐다.

 

王羲之(왕희지) 등과 교유하며 은둔했던 사안은

40 이 넘어 벼슬길에 나온 뒤 환온의 휘하에서

잠시 요직을 맡게 됐다.

환온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적임자라며 백성들과

관료들은 그를 성원했다.

사안은 제위까지 노리는 환온에게 蜀(촉)의 劉禪(유선)을

보좌한 諸葛亮(제갈량)처럼 어린 황제를 보호해야 한다며

야심을 적극 견제했다.

환온은 62세로 세상을 떠나면서 결국 야망을 이루지 못했다.

왕위를 지키는데 성공한 사안이 다시 관직을 떠날 때

高靈(고령)이란 관리가 말한 내용이 劉義慶(유의경)이

지은 '世說新語(세설신어)'에 나온다. 안석이 나오지 않아

백성들이 고통스러웠는데 '이제 백성들은 장차 재상께서

어찌하리(今亦蒼生將如卿何/ 금역창생장여경하)'라

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선의 河崙(하륜)이나 黃喜(황희)

이후 명재상들이 간간히 이름을 남겼다.

하지만 대통령을 보좌하는 總理(총리)로는 그늘에

가려서인지 크게 명성이 오르내리는 사람이 없는 듯하다.

어려운 국민들의 생활을 잘 살필 수 있고 권한도

보장된 지도자가 나와야 안팎의 신망을 받을 수 있을 텐데

갈수록 치열한 정쟁으로 기대는 더 줄어드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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