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친리(衆叛親離)
군중이 반대하고 친근한 사람들이 떠나다.
[무리 중(血-6) 배반할 반(又-7) 친할 친(見-9) 떠날 리(隹-11)]
고독을 즐긴다는 사람이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제일 굳세게 사는 자는
혼자서 사는 사람이라고 한 입센의 말을 신봉해서일까.
하지만 강하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은 외로움을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이웃과 가까이 지내고, 직장 동료와 친하게 지내며
취미가 비슷한 사람과 어울린다.
대중의 주목을 받고 큰 인기를 누리다 썰물처럼 빠져 나간다면
고통이 더 심할 것이다.
뭇 백성들이 등을 돌리고(衆叛) 친근한 사람마저 떨어져 나간다
(親離)는 이 성어가 그런 경우를 가리킨다.
기반이 무너지고 고립무원인 상태에 빠졌을 때 사용한다.
春秋三傳(춘추삼전) 중에서 左丘明(좌구명)이 쓴 "左氏傳(좌씨전)"은
실증적 해석을 중심으로 했기에 잘 알려져 있다.
左傳(좌전)이라고도 하는 이 책 隱公(은공)조에 魯(노)나라 대부
衆仲(중중)이 한 말로 나온다.
春秋時代(춘추시대) 周(주)나라 중기 桓王(환왕) 때의 일이다.
제후국 衛(위)의 莊公(장공)은 아들이 없다가 후궁에서 난
桓公(환공)을 후계로 세웠다.
물론 五霸(오패)의 한 사람인 齊(제)의 환공과는 다른 사람이다.
장공은 환공을 후계로 삼고도 천첩에게서 얻은
州吁(주우, 吁는 탄식할 우)를 총애했다.
충신 石碏(석작)이 포악한 주우를 버려두어서는 안 된다고
진언했지만 장공이 그대로 두다 후일 환공이 시해되는 화를 키운다.
군주를 시해한 주우가 성공할까라고 한
은공의 물음에 중중이 대답한다.
"무력을 믿으면 대중이 떨어져 나가고,
잔인한 짓을 하면 친한 사람들을 잃게 됩니다.
대중이 떠나가고 측근들이 떠나가 버리면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阻兵無衆 安忍無親 衆叛親離 難以濟矣/
조병무중 안인무친 중반친리 난이제의)."
과연 주우는 석작이 이웃 나라의 도움을 받아
세운 계략에 걸려 참살된다.
주우를 도와 반역에 가담한 석작의 아들도 가차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