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노생상담(老生常譚)

우현 띵호와 2022. 4. 25. 23:30

노생상담(老生常譚)   

늙은 서생의 항상 하는 이야기,

시세에 어두운 케케묵은 이야기
[늙을 로(老/0) 날 생(生/0) 떳떳할 상(巾/8) 말씀 담(言/12)]
 
옳은 말이라도 여러 번 들으면 좋아할 사람이 없다.

忠言逆耳(충언역이)라고 좋게 되라며

충고해주는 말도 귀담아 듣는 사람이 드물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지’란 속담은
되풀이되는 말에 질색인 것을 잘 말해준다.
잘 되라고 해 주는 옳은 이야기도 질색이라 여기는

사람이 더 많을듯하다.
 
늙은이가 늘 하는 常套的(상투적)인 말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의견이라고 치부해버린다.
무조건 이렇게 밀어놓을 것은 아닌데 우선
이 말의 유래와 관계 깊은 管輅(관로, 輅는
수레 로)란 사람을 보자.
중국 三國時代(삼국시대, 220년~280년)
魏(위)나라의 기이한 재주를 지닌 술사였다.
 
陳壽(진수)의 ‘三國志(삼국지)’에 독립된
열전이 있고 劉義慶(유의경)이 쓴 일화집
‘世說新語(세설신어)’의 規箴(규잠)편에
소개돼 있을 정도의 비중이다.
관로는 특이한 용모에 언행도 거친 면이
있었지만 어릴 때부터 별자리 살피기를 좋아했고

주역을 통달하여 신동이란 소리를 들었다.
 
점을 잘 치고 관상술에 능했기 때문에 曹操
(조조)를 비롯한 당시의 권력자들이 운세를
물었고 모두 들어맞아 유명인이 되었다.
소문을 들은 何晏(하안)이 찾아와서

자신의 꿈 이야기를 하며 해몽해주도록 요청했다.

하안은 조조의 양아들로 학문도 뛰어났는데

푸른 색 파리 열 마리가 코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 꿈을 꾸었다며

三公(삼공)의 지위에 언제 오를 수 있는지 물었다.
 
관로가 설명한다.

코는 산을 의미하고 산은 움직이지 않는 높은 자리를 말하는데

그만큼 파리들이 주위에 모여들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옛날 周公(주공)의 덕과 孔子(공자)의 가르침을

잘 깨우쳐야 그것을 쫓을 수 있다고 했다.

하안과 같이 왔던 무신 鄧颺(등양, 颺은 날릴 양)이 곁에서 듣고 툭 쏘았다.
 
‘그런 말은 이 노생이 늘 하는 이야기지요
(此老生之常譚/ 차로생지상담).’

관로가 답했다. ‘노생에게는 일어나지 않는 것도 보이고,

늘 이야기하는 자는 이야기하지 않는 것도 보이지요

(夫老生者見不生 常譚者 見不譚/ 부로생자견불생 상담자견부담).’
 
하안 일행은 관로가 비법을 말하는 것도 아니고

덕행을 쌓아야 한다는 공자님 말씀을 늘어놓자

귀담아 듣지 않고 가버렸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이들은 왕의 최측근이 되어 권력을 휘두르다
司馬懿(사마의)와의 세력다툼에 몰려 참수형을 당했다.
 
세상을 먼저 산 사람들의 경험을 이야기하면

또 ‘나 때는 말이야’ 한다고 젊은이들은 고개를 돌린다.

설득을 하지 않고 늘 같은 이야기에 고집을 부리는 태도로

외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어린아이 말이라도 귀담아 들으라고 했는데

老馬之智(노마지지)는 받아들일 것이 많을 수 있다.
다만 경험과 지혜를 말하고 받아들이는 태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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