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지사(靑雲之士)
학덕이 높은 어진 선비, 고관으로 출세한 사람
[푸를 청(靑/0) 구름 운(雨/4) 갈 지(丿/3) 선비 사(士/0)]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결정이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은
千變萬化(천변만화)란 말대로 모양이 수시로 바뀐다.
그 구름이 빛을 반사하여 形形色色(형형색색)으로 변하며
요지경을 이룬다.
구름 자체의 색깔은 희거나 회색일 듯한데
푸른 구름(靑雲)이란 말이 좋은 뜻으로 일상에 많이 사용된다.
입신출세하려는 큰 뜻을 靑雲之志(청운지지)라 하고,
큰 꿈은 靑雲萬里(청운만리), 지위의 급상승은 靑雲直上(청운직상)이 된다.
마찬가지로 고관대작으로 입신한 사람은 靑雲之士(청운지사)인데
이는 학덕이 높은 사람이나 속세를 떠나 숨어사는
선비를 가리키는 말도 된다.
청운이 이런 뜻을 갖게 된 것은 예부터 중국에서
신선이나 천자가 될 사람이 있는 주변에 푸른 구름 또는
오색구름이 떠 있었다는 데서 나왔다고 한다.
신선이 푸른 구름을 타고 다녔다는 이야기도 있다.
높은 벼슬자리에 올랐거나 덕을 쌓은 고고한 선비가
청운지사가 되는데 司馬遷(사마천)은 ‘史記(사기)’에서 처음 쓸 때
이것을 전하게 한 사람을 가리켰다.
列傳(열전)의 첫머리 伯夷(백이)에서 이들이 찬란한 이름을
갖게 된 것도 孔子(공자)와 같은 지사가 있었기 때문이라 말했다.
향리에서 덕행을 닦아 이름을 후세에 남기려 해도
‘뜻이 높은 선비에 기대지 못하면 어찌 후세에 이름을 전할 것인가
(非附靑雲之士 惡能施于後世哉/ 비부청운지사 악능시우후세재)’라며
전하는 사람을 중요시했다.
初唐四傑(초당사걸)에 들어가는 王勃(왕발)은 잘 알려진 시
‘滕王閣(등왕각, 滕은 물솟을 등)’을 쓰면서 대구가 아름다운
騈儷文(변려문, 騈은 쌍말 변)으로 詩序(시서)도 함께 남겼다.
중반 뒷부분에 어려움이 닥쳐도 위축되지 말고
희망을 가져야 한다며 성어를 썼다.
‘노년이 되면 더욱 굳세져야 할진대,
어찌 백발이 되어 마음을 바꿀 것인가
(老當益壯 寧知白首之心/ 노당익장 영지백수지심),
구차할수록 마음을 굳게 다져, 청운의 뜻을 접지 말아야지
(窮且益堅 不墮靑雲之志/ 궁차익견 불타청운지지).’
왕발보다 조금 뒤의 시인이자 정치가 張九齡(장구령)도
‘거울을 비춰 백발을 보다(照鏡見白髮/ 조경견백발)’란 시에서
같은 뜻으로 인용한다.
‘옛날에는 청운의 뜻을 품고 있었지만(宿昔靑雲志/ 숙석청운지),
어느 사이에 백발의 나이 되었구나(蹉陀白髮年/ 차타백발년).’
蹉는 미끄러질 차,ㅡ 陀는 비탈질 타.
어려운 시기에 죽을 고생을 하더라도 장래가 밝으면 감수한다.
갈수록 빈부의 격차는 커지고 온갖 수단을 다해도
내 집 마련은 꿈같이 아득하게 되어버린 오늘날
결혼출산 포기세대들의 꿈은 어떻게 실현할까.
푸른 구름을 잡으러 하늘에 가더라도,
아니 더 까마득한 우주까지 가야 한다면 절망할 수밖에 없다.
!미래의 꿈마저 앗아버리는 정치,
그러면서도 가붕개로도 잘 살아야 한다며 염장을 지르니 더 좌절한다.
청춘들에게 청운의 꿈을 살려주는 희망의 세상을 위해 합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