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호유구(畵虎類狗)
범을 그리려다가 강아지를 그리다.
[그림 화(田/8) 범 호(虍/2) 무리 류(頁/10) 개 구(犭/5)]
분수를 모르고 어떤 일에든 자신만만해 하는 사람이 있다.
적극적인 것은 좋지만 일을 그르쳤을 땐 더 손가락질을 받는다.
호랑이를 잘 그리는 사람을 보고 자기도 할 수 있다고 덤벼들었다가
개를 그리고 말았다는 이 성어는
소양이 없는 사람이 잘하는 체하다가
도리어 망신을 당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또 섣불리 훌륭한 사람의 언행을 모방하려다
경박한 사람이 되기 쉬움을 깨우친다.
중국 南北朝時代(남북조시대) 宋(송)의 역사가 范曄(범엽)이
편찬한 ‘後漢書 (후한서)’에 고사가 실려 있다.
後漢(후한)의 장군 馬援(마원)은 많은 전공을 올려
伏波將軍(복파장군)이란 칭호를 받았다.
당시 交趾(교지, 趾는 발 지)라 불렸던 인도차이나 지역에서
중국의 속국정책에 반발하여 군대가 일어났다.
마원은 3년간이나 이곳에 파견돼 전쟁을 수행하게 되었는데
전장에서도 집안의 조카들이 걱정되어 훈계의 서신을 보냈다.
형의 아들인 嚴(엄)과 敦(돈)이란 조카는 남의 흉허물을 잘 보고
껄렁한 무리들과 어울려 놀기를 좋아하는 등
사람됨이 아주 경솔했기 때문이다.
誡兄子嚴敦書(계형자엄돈서)라는 제목의 편지를 요약해 본다.
‘사람됨이 중후하고 청렴결백한 龍伯高(용백고)란 사람과
의협심이 강한 杜季良(두계량)을 본받아 배우기 바란다.
그러나 용백고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백조를 그리려다
오리를 그린 격(刻鵠不成向類鶩/ 각곡불성향유목)이 되고
두계량을 제대로 못 따르면 범을 그리려다 개를 그리는 꼴
(畵虎不成反類狗/ 화호불성반유구)이 될 터이니 조심해야 한다.’
鵠은 고니 곡, 鶩은 집오리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