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이사(難者二事)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 두 가지
[어려울 난(隹/11) 놈 자(耂/5) 두 이(二/0) 일 사(亅/7)]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일까.
사람마다 삶이 다르니 어려움을 느끼는 것도 각각 다를 터이지만
공감이 가는 것이 있다.
사람이 사람을 아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하고,
또 프랑스의 작가 생텍쥐페리(Saint-Exupéry)의 ‘어린 왕자’에
나온다고 하는 유명한 말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모두 어려운 일임은 분명한데 모두에 꼭 들어맞는 것일 수는 없다.
사람이 하기 어려운(難者) 두 가지 일(二事)이라 하면
조선 후기의 문신 柳觀鉉(유관현, 1692~1764)을 떠올리게 된다.
한문학자 정민 교수의 일간지 연재물을 모아 출간한 ‘惜福(석복)’에
실리고서 이 내용이 널리 알려졌다.
유관현은 思悼世子(사도세자)를 侍講院(시강원)에서 교육하는
弼善(필선)을 역임하고, 목민관으로 있을 때는 굶주린 백성을 구휼하며
세금을 감면해 선정을 베푸는 등 치적이 많았다.
유관현이 세상을 뜨자 효행이 지극하고 문장이 뛰어난 후학
金樂行(김낙행)이 업적을 기려 제문을 지어 보냈다.
그의 호를 딴 문집 ‘九思堂集(구사당집)’에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
두 가지를 들며 유관현이라 능히 할 수 있었다고 예찬한다.
중간에 나오는 성어의 그 부분은 이렇다.
‘가만히 논하려니,
어려운 것 두 가지(又竊論之 難者二事/ 우절론지 난자이사)’라 하면서
첫 번째를 꼽는다. ‘먼저 가난하다가 뒤에 부자 되면 의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드물다(先貧後富 人鮮好義/ 선빈후부 인선호의)’며
어릴 때 가난하게 컸어도 벼슬에 있을 때 재물을 가볍게 여기고 어려운
백성을 구휼했다고 칭송했다.
두 번째는 ‘궁한 선비 뜻 얻으면 평소 모습 지키는 이 드물다
(窮士得意 鮮守平素/ 궁사득의 선수평소)’고 들고,
벼슬길에 나가서도 농가에 그대로 살았고 뽕과 삼을 말할 때는
농부 못잖았다며 풍치가 초연하여 경박한 이들이 경계로 삼을 만하다고 했다.
재산이 늘어나거나 지위가 높아졌을 때 지난날의 미천하거나 어렵던 일을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처음부터 잘난 듯이 뽐내는 사람이 많아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고
비아냥거림을 당한다.
이것 말고 인터넷에서 어려운 일이라며 떠도는 유머가 있다.
첫 번째가 내 생각을 남의 머리에 넣는 일,
그리고 남의 돈을 내 호주머니에 넣는 일이라며
두 가지 일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사람이 집사람이란다.
남을 설득하고 제 생각을 알리는 일과 돈을 버는 일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인데 중년 이상의 남성들에겐 공감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