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기리단금(其利斷金)

우현 띵호와 2022. 12. 29. 15:50

기리단금(其利斷金)

예리함이 쇠도 끊을 수 있다, 친구 사이의 우정
[그 기(八/6) 이할 리(刂/5) 끊을 단(斤/14) 쇠 금(金/0)]
 
친구 사이의 아름다운 우정을 말하는 성어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그 예리함(其利)이 쇠도 끊을 수 있다(斷金)는 좋은 말도 더해진다.

느닷없이 날카로움이 들어가 우정과의 관계가 잘 떠오르지 않는데

앞의 말을 더하면 뜻이 명확해진다.

‘두 사람의 마음을 합치면 그 예리함이 쇠도 끊는다(二人同心
其利斷金/ 이인동심 기리단금).’
 
가장 단단한 쇠라도 친구 간의 우정 앞에는 끊어질 수밖에 없다는 비유다.

孔子(공자)는 韋編三絶(위편삼절)의 말을 남긴 책 ‘周易(주역)’을

체계적으로 해석하여 十翼(십익)도 저술했다.

64괘 중 13번째 괘명인 同人卦(동인괘)에 나오는 구절이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울다가 나중에는 웃는다

(同人 先號咷而後笑/ 동인 선호도이후소)’를

繫辭傳(계사전) 상편에서 풀이하는 내용을 보자.

咷는 울 도, 노래할 조. ‘군자의 도는 혹은 나가 벼슬하고

혹은 물러나 집에 있으며 혹은 침묵을 지키지만 혹은 크게 말한다

(君子之道 或出惑處 或默惑語/ 군자지도 혹출혹처 혹묵혹어),
 
두 사람이 마음을 합치면 그 날카로움이 쇠도 끊을 것이요,

마음을 같이 한 말은 그 냄새가 난초향기와 같다

(二人同心 其利斷金 同心之言 其臭如蘭/

이인동심 기이단금 동심지언 기취여란).’

여기에서 金蘭之交(금란지교)나 斷金之交(단금지교)도 나왔다.
 
조선 후기 실학자 燕巖(연암) 朴趾源(박지원, 趾는 발 지)은 대표작

‘熱河日記(열하일기)’의 黃圖紀略(황도기략)이란 글에서

이 성어를 재미있게 비튼다.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보자.

옛날 도적 세 명이 한 무덤을 도굴하여 금을 얻었다.

금을 얻은 김에 술 한 잔을 하자고 하여 한 도적이 주막에 갔다.
 
심부름 간 놈이 금을 독차지하려고 술에 독약을 탔고,

남아 있던 두 놈은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그 놈을 죽인 뒤 술을 마셨다.

금을 도굴한 세 도적은 모두 죽고 지나가던 사람이 횡재했다.

연암은 ‘끊는다는 것은 가른다는 말이다.

금을 가를 때는 마음을 합치는 것도 잇속이란 것을 알 수있다

(斷者分也 所分者金則其同心之利/ 단자분야 소분자금즉기동심지리).’
 
어릴 때부터 우정을 키워온 사이라 해도

조그만 이익 앞에서 언제 봤느냐고 하며 돌아서는 친구를 자주 본다.

진정한 친구는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어야 한다고

성경에서 말하지만 실천하는 사람이 드물다.

서로가 한 발씩 양보하면 황금을 나누는 것이 아닌

난초향기가 나는 우정을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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