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모순(矛盾)

우현 띵호와 2023. 9. 24. 19:52

모순(矛盾)

창과 방패, 앞뒤가 서로 맞지 않는 말이나 행동
[창 모(矛/0) 방패 순(目/4)]

앞뒤가 안 맞는 것을 뜻하는 矛盾(모순)은

널리 아는 대로 창과 방패를 아울러 말한 것이다.

적을 찌를 수 있도록 손잡이가 있는 긴 창을 본뜬 글자가 矛(모)다.

창을 뜻하는 다른 글자 戈(과)는 창  끝에 낫과 같은

갈고리를 단 병기, 戟(극)은 두 가지를 혼합해

찌르기도 하고 베기도 하는 무기라 한다.

방패를 말하는 盾(순)은 실제 방패 干(간)을 보완하여

눈[目]까지 보호하게 발전시킨 것이다.

글자만을 떼어 이야기했지만 모순은 이것을 모르더라도

창과 방패를 파는 장사치가 턱없이 자랑하다 발목을

잡힌 이야기에서 나온 것임을 모두 안다.  

자기가 한 말에 앞뒤가 서로 어긋나 ‘제 꾀에 제가 넘어간’

상인의 약은 모습은 自相矛盾(자상모순)이라고도 한다.

잘 알려졌지만 다시 한 번 보자.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의 楚(초)나라에 창과 방패를

파는 상인이 자기 물건이 최고라고 자랑하고 있었다.

먼저 ‘이 방패는 굳고 단단해서 어떤 것으로도

뚫을 수가 없습니다

(譽其楯之堅 物莫能陷也/ 예기순지견 물막능함야)’라며 떠벌렸다.

楯은 방패 순, 盾과 같다. 다음에는 창을 들고서 이렇게 말했다.

‘이 창은 날카롭기가 그지없어서 어떤 방패든지

못 뚫을 것이 없습니다

(吾矛之利 物無不陷也/ 오모지리 물무불함야).’

구경하고 있던 한 사람이 짓궂게 물었다.

‘그러면 당신의 창으로 뚫리지 않는다는

방패를 찔러보면 어떻게 되겠소

(以子之矛 陷子之盾 何如/ 이자지모 함자지순 하여)?’

말문이 막힌 상인은 주섬주섬 물건을 싸들고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었다.

뚫리지 않는 방패와 못 뚫는 것이 없는 창이 함께

이 세상에 존재하지 못한다.

法家(법가)의 대표 韓非(한비)가 쓴 ‘韓非子(한비자)’의

難勢(난세)편과 難一(난일)편에 비슷하게 실려 있다.

사물에 맞는 비유를 기막히게 하는 한비는

여기서 성군인 堯舜(요순)을 서로 비교하기 어렵고,

동일한 관점에서 칭찬할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한 것이라 한다.

‘절에 가서 젓국 달라 한다’는 속담이 있다.

있을 수 없는 데에 가서 엉뚱하게 찾아봐야 헛일이다.

자기 한 몸 바쳐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고 큰 소리치고

정치 지도자가 된 사람들이 약속을 잘 지킨다는

믿음을 얼마나 줄까.

자기편의 욕심만 앞세우고 협치는 없어 분란이

끊이지 않는 정치판의 말은 이제 거꾸로 믿는 사람들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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