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다섯 마리 사건
작은 산 중턱에 절이 하나 있었는데...
아랫마을 김씨 아저씨가 헐레벌떡
올라왔습니다.
"스님, 고민이 있습니다.
제가 키우던 암퇘지 5마리가옆집 박씨네
채소밭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그 욕심장이 박씨가
돼지 5마리를 몽땅
붙잡아 놓고 안 돌려줍니다.
망가진 채소값 대신이라고 하면서 말이죠.
그 채소값이 뭐 얼마나 된다고!!"
"김거사, 그거 찾아오려면 동네방네
시끄럽게 싸워야 하고.
정 안 주면 재판까지 걸어야 하고,
변호사 사야 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할 텐데
같은 동네 사람끼리 그것도 할 짓이 못 되니..
그냥 줘 버리게나~"
"아니, 그래도 보통 돼지도 아니고 암퇘지인데요~~"
"부처님께선 보시하라고 말씀하셨잖나?
베풀면 복 된다고 ㅎㅎ~~~
그리고 부처님은 중생이 원하면 그보다
더한 것도 주셨는데 뭘 그러나..."
불심이 돈독한 김씨 아저씨는
스님 말씀대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서너 달 후...
김씨 아저씨가 또 헐레벌떡 달려왔습니다.
"스님, 역시 부처님은 공평하신가 봅니다.
아니, 오늘 밖에 나가 보니까요,
박씨네 소가 우리 채소밭을
엉망을 만들고 있더라구요.
그것도 7마리나요...
그래서 몽땅 붙잡아 놓았는데 박씨가
항의도 못 하고 있어요. ㅎㅎㅎ~
그래서 스님께 여쭤보고 스님만 허락하시면
소 7마리 모두 뺏어 버리려고 올라왔습니다."
"여보게 김거사, 그때 자네 암퇘지 뺏길 때
얼마나 억울해 했나..
아마 지금 박씨도 무척 괴로울 거네.
말은 못 하지만. 그러니 그냥 돌려주게나."
김씨 아저씨는 이번에도 스님 말씀대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김씨 아저씨가 또 헐레벌떡 달려왔습니다.
"스님, 정말 굉장한 일이 생겼습니다.
어제 박씨가 저를 찾아와서 사과를 하였습니다.
지난번에 너무 심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그 암퇘지 5마리를 돌려주었어요.
그런데 그 다섯 마리만이 아니고,
거기에 더해서 모두 30마리...
그동안 암퇘지들이 새끼를 낳은 것까지
모두 돌려주었어요."
"그래요? 그거 참 잘 되었네..."
"그런데요, 스님..
정말 돼지 30마리보다 기뻤던 것은요,
포장마차 앞에를 지나가다 우연히
들었는데요...
동네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하면서,
'아 참, 그 사람 대단해!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애~'
그러는 거 아니겠어요.
제가 한평생 살면서 그런 칭찬은 처음
들어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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