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친척반지(親戚畔之)

우현 띵호와 2021. 7. 18. 23:20

친척반지(親戚畔之)

도리에 어긋나면 가까운 친척도 등을 돌린다.
[친할 친(見/9) 친척 척(戈/7) 밭두둑 반(田/5) 갈
지(丿/3)]

사람은 각각의 개인적인 존재이지만 혼자서는
생존할 수 없다. 스스로 돕는 자를 하늘이 돕는다고
한 말은 자신이 꾸준히 노력해야 주위에서 도와주게
된다는 말이다. 아주 곤란한 지경에 빠진 사람을
봤을 때 주변에서 돕는 것이 상정이다. ‘물에 빠진
놈 건져 놓으니 망건 값 달라’ 하는 얌체는 말할
것도 없고, 건져 주면서 대신 보따리 내라는 사람은
못잖게 욕먹는다.

옳은 길로 가지 않으면 도움을 주고도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자기를 지지할 가까운 친족과
외척(親戚)까지도 돌아선다(畔之)는 뜻의 이 성어는
옳지 않은 길로 가 인심을 잃었을 때다. 밭두둑
畔(반)은 배반한다는 叛(반)의 뜻도 있다.

‘孟子(맹자)’의 公孫丑(공손추) 하편에 등장하는
이 말은 도를 행하여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 데서 나왔다. 맨 처음
시작이 ‘하늘이 돕는 것은 땅이 돕는 것만 못하고,
땅의 이로움은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란
유명한 말이다.

나라를 방어할 때 험난한 산과 계곡으로는 안 되고,
위엄을 행사할 때는 병기의 예리함만으로 안 되니
道(도)가 앞서야 한다며 이어간다. ‘도를 얻는 이는
돕는 사람이 많고, 도를 잃은 이는 돕는 사람이
적다(得道者多助 失道者寡助/ 득도자다조
실도자과조). 돕는 사람이 줄어들면 마침내 친척조차
배반한다(寡助之至 親戚畔之/ 과조지지 친척반지).’

茶山(다산) 丁若鏞(정약용)의
‘牧民心書(목민심서)’에도 등장한다. 백성들을
다스리는 목민관의 도리를 조목조목 다룬 律己(율기)
제6조 樂施(낙시)에서다.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청렴과 제가를 앞세워 공무 이외로 오는 손님은
막으며 관재를 절약한다는 뒷부분이다.

‘절약만 하고 두루 베풀지 않으면 친척들조차
멀어지니, 베풀기를 즐기는 것이 덕을 쌓는
근본이다(節而不散 親戚畔之 樂施者 樹德之本也/
절이불산 친척반지 악시자 수덕지본야).’ 가난한
친척과 친구를 돕되 녹봉을 아끼고 여유가 있을
때이지 공공의 재산으로 베푸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맹자는 하늘이 돕고 땅이 이롭다고 해도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큰일을 이룰 수 없고, 다산은
절약하여 어려운 처지에 있는 가까운 친척이나
친구를 먼저 돕는 것이 지위나 재산을 모으는 것보다
의미가 있다고 했다.

사람의 마음을 얻거나 친척을 도와주는 것도 바른
길, 정의의 관념 없이 이익을 바라고 했다가는
단번에 돌아선다. 거창한 공약을 내세워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뒤 당선된 정치 지도자가 차일피일
실행을 미루거나 엉뚱한 길로 나간다면
열성파일수록 빨리 지지를 철회한다

'고사성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신불립(無信不立)  (0) 2021.07.18
군자여소인(君子與小人)  (0) 2021.07.18
경충이권(敬忠以勸)  (0) 2021.07.18
출사표(出師表)  (0) 2021.07.18
노마십가(駑馬十駕)  (0) 2021.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