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시오설(視吾舌)

우현 띵호와 2021. 7. 18. 23:26

시오설(視吾舌)

나의 혀를 보아라,

혀만 있으면 천하도 움직일 수 있다.

[볼 시(見/5) 나 오(口/4) 혀 설(舌/0)]
사람의 혀는 음식의 맛을 알고 잘 씹게 하여 소화를
돕는 일 외에 발음에 더 큰 구실을 한다. 그래서
말하는 것을 주의하라고 할 때 혀가 꼭 등장한다.
말을 잘못 하여 듣는 비방은 舌禍(설화)나
口舌數(구설수), 날카로운 말 舌刀(설도), 남을
해치는 말은 舌劍(설검)이 된다. 이럴 때 바로
떠오르는 것이 중국 五代(오대) 다섯 나라에서
재상을 지낸 馮道(풍도)의 舌詩(설시)다.

‘입은 재앙의 문이요, 혀는 몸을 자르는
칼(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 구시화지문
설시참신도)’이라며 항상 입과 혀를 조심하도록
했다. ‘蘇張(소장)의 혀’라는 말은 매우 구변이
좋은 사람을 뜻하는 속담이다.

말 잘 하는 사람의 대명사 蘇秦(소진)과 張儀(장의)는
戰國時代(전국시대)의 縱橫家(종횡가)로
鬼谷子(귀곡자) 밑에서 동문수학한 사이다. 두
사람은 그러나 가는 길이 달라 소진은 강국 秦(진)에
여섯 나라가 힘을 합쳐 대항해야 한다는
合縱策(합종책)을, 장의는 진나라와 화친하여
공존해야 한다는 連衡策(연횡책, 衡은 저울대 형,
또는 가로 횡)을 폈다.

‘나의 혀를 보아라(視吾舌/ 시오설)’란 성어는
장의와 관계되는 말로 혀가 아직 있으면 천하도
움직일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吾舌尙在(오설상재), 舌尙存(설상존)으로 써도 같다.
‘史記(사기)’ 장의 열전에서 유래했다.

장의는 귀곡선생의 문하에서 나와 여러 나라로
유세하러 다녔다. 楚(초)나라에 들렀을 때 재상
昭陽(소양)과 술을 마시다 귀한 碧玉(벽옥)이
사라졌다. 재상의 빈객들이 가난한 장의를 도둑으로
의심하여 잡아다 수백 대 매질을 가했으나 자백하지
않았다.

다 죽어가는 모습으로 집에 온 장의에게 아내가
유세를 배워 그렇다고 나무랐다. 장의가 말했다.
‘내 혀가 아직 붙어 있는지 봐주오(視吾舌尙在不/
시오설상재불).’ 아내가 ‘혀는 있네요(舌在也/
설재야)’ 말하니 장의는 안심했다. 이후 분발한
장의는 먼저 趙(조)나라에서 벼슬하던 소진의
주선으로 진나라로 가서 재상에 오르고 초를 비롯한
여러 나라를 혀 하나로 주물렀다.

조리 있는 말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무엇보다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나라를 움직이고 역사를
바꿀 수도 있다. 동시에 앞에서 말한 말의 부정적인
면을 생각해야 한다. 말 한 마디 잘못하여 싸움을
일으키며 원수가 된다.

말이 재산인 정치인들은 懸河之辯(현하지변)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어 나라를 이끈다. 그런데
갈수록 이런 정치인들은 드물고 상대방의 말을
꼬투리 잡아 속을 뒤집거나 없는 사실도 교묘하게
뒤틀어 공격하기 바쁘다. 말로써 말이 많은 이런
세상에선 혀가 화를 부르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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