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담 같은 사람
제주도를 삼다도(三多島)라 하지요,
돌, 여자, 바람, 이 중 가장 많은게 '돌'이지요,
삼다도엔 골목길도, 집 울담도, 다랭이 논 밭도,
모두 다 돌담이지요,
그냥 돌이 생긴대로 얼기설기 쌓은 돌담이
바람에 무너지지 않는 까닭은,
돌과 돌사이 틈이 많기 때문입니다,
돌과 돌 사이에 뻥 뻥 뚫린 틈이
'바람의 길'이 되어주어서 랍니다,
제주도의 그 억센 바람이
혹 '시멘트 담벼락'은 무너 뜨려도,
제주의 그 많은 돌담들을
허물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돌담'은 '바람 길'을
막아서지 않기 때문 입니다,
그런 돌담을 바람도
굳이 허물고 지날 이유가
없기 때문이지요,
나는 그런 돌담같은사람이
참 좋습니다,
담장처럼 반듯하고 격이 있어 보여도,
군데군데 빈틈이 있어서
그 사이로 사람 냄새가
솔솔 새어 나오는 그런 사람이 좋습니다,
'인간'이란 언어 자체가 사람과 사람사이가
곧 '인간(人間)'이듯이 사람과 사람사이에도
돌담처럼 따스한 온정의 바람이 불어야
인간관계가 돈독해지지요,
더구나
금년처럼 차가운 년말년시엔
더욱 훈훈한 바람이 불어야 겠지요,
사실 완벽한 사람도 없지만
꼭 완벽해야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래서 난 빈틈없이 속이 꽉찬 사람보다
좀 나사가 풀린듯 헐렁한 사람,
그래서
언제나 편안히 기대고 픈
여백(틈)이 많은 그런 사람이 좋습니다,
바람이 돌담에 스며들듯
사람과 사람 사이에 따스한 바람이
솔 솔 불어와 세파에 찌든 땀을
닦아 주는 그런 사람이고 싶고
그런 사람이 마냥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