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재요화(幸災樂禍)
남이 재난과 화를 입는 것을 보고 기뻐하다.
[다행 행(干/5) 재앙 재(火/3) 좋아할 요(木/11) 재앙 화(示/9)]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대로
남이 잘 되는 것에 시기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이웃사촌’이란 말이 퇴색되어 가는 요즘에는
인격이 성숙한 사람이라도
흥미로운 일에 더 관심이 갈수밖에 없다고
‘남의 집 불구경 않는 군자 없다’란 속담이 생겼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남의 불행을 자기의 행복으로 여기고
즐거워한다면 참으로 고약한 이웃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이 아닌 남의 재앙을 다행으로 여기고(幸災)
재앙을 즐거워하는(樂禍) 이 성어는 樂자가 즐길 락, 노래 악,
좋아할 요로 읽혀 행재낙화로 쓰기도 한다.
魯(노)나라 左丘明(좌구명)이 쓴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에 나오는데 幸災는 僖公(희공)조에,
樂禍는 莊公(장공)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
晉(진)나라 惠公(혜공)은 왕에 오르기 전 망명했던 이웃
秦(진)나라에 성 5개를 준다고 약속하고 도움을 받았다.
왕이 되자 약속을 저버린 혜공은 어느 해 나라에
큰 흉년이 들자 이번엔 이웃에 식량을 청했다.
秦나라로서는 괘씸했지만 천재는 도와야 한다는 대부 百里奚
(백리해, 奚는 어찌 해)의 권유로 식량을 줬다.
이번엔 秦나라가 흉년이 들어
晉 혜공에 도움을 청하자 거절당했다.
이 때 慶鄭(경정)이란 대부가
‘베풂에 등 돌린다면 외롭게 될 것이고 남의 재앙을 다행으로 여기면
어질지 못한 일(背施無親幸災不仁/ 배시무친 행재불인)’이라 간언했다.
하지만 못난 혜공이 듣지 않아 침략을 받고 포로 신세가 되고 말았다.
周(주)나라 莊王(장왕)이 죽은 뒤 대신들에 의해 왕위에 오른 꼭두각시
子頹(자퇴)는 아무 것도 모르고 주색과 가무에 도취되어 있었다.
이에 사람들은 ‘지금 왕자 퇴는 가무에 취해 지칠 줄 모르면서
화를 즐기고 있다
(今王子頹歌舞不倦 樂禍也/ 금왕자퇴가무불권 요화야)’고 손가락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