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월진승선(越津乘船)

우현 띵호와 2024. 1. 11. 21:46

월진승선(越津乘船)  

나루를 건너서 배를 타다,

순서를 건너뛰어서는 일을 실패한다. 
[넘을 월(走/5) 나루 진(氵/6) 탈 승(丿/9) 배 선(舟/5)] 
 
세상 모든 일에는

무엇이나 다 일정한 순서가 있는 법이다.  
일을 아무리 급하게 끝내야 할 일이라도

순서를 빼 먹거나 무시한다면 마무리할 수가 없다. 
 
차근차근 순서를 밟아야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속담 중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 매어 쓰지는 못한다’가

잘 알려져 있다.  
한자로는 雖有忙心 線不繫鍼
(수유망심 선불계침)으로 번역했다.  
 
질서를 무시하고 성급하게 결과를 찾을 때는

‘우물에 가 숭늉 찾는다’고 핀잔을 듣는다.  
일을 급하게 하려고 하면 도리어 이루지 못한다고

孔子(공자)는 欲速不達 (욕속부달)이라 경계했다.  
 
모를 빨리 자라게 하기 위해 뽑아 올린다면

오히려 벼를 죽게 한다는 揠苗助長

(알묘조장, 揠은 뽑을 알)은 孟子(맹자)의 교훈이다. 
‘나루 건너(越津) 배 타기(乘船)’라는

우리 속담이 더 있다.

나루는 강이나 내, 또는 좁은 바닷목에서

배가 건너다니는 곳이다.  
배를 타기도 전에 나루 건너 날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건너고 나서는 배를 탈 필요는 더욱 없다.  
 
무슨 일에나 순서가 있는데

건너뛰어서는 할 수 없음을 비유한 말이다. 
조선 인조 때의 학자  洪萬宗(홍만종)이

우리 속담을 한역한 ‘旬五志(순오지)’에

‘나루를 건넌 다음에야 배를 탄다는 것은

가까운 것을 버리고 먼 것을 취한다는 말 
 
(越津乘船 言捨近取遠/ 월진승선 언사근취원)’

이라고 설명했다.  
뒤의 풀이에 나오는 捨近取遠
(사근취원)이라는 성어는 일의 순서나
차례를 바꾸어서 할 때 함께 쓴다.   
 
丁若鏞(정약용)이 엮은 ‘耳談續纂

(이담속찬, 纂은 모을 찬)

’의 이 속담 해석도 비슷하다. 
‘내를 건넌 후에는 배를 탈 수 없다는 것은

모든 일에 순서가 있으니 이를 뛰어넘을 수 없다 
 
(未有涉川而後乘船 言事有次序 不可踰奧/
미유섭천이후승선 언사유차서 불가유오)’는

의미라고 했다.  
가까운 데 있는 것을 무조건 버리라는 의미와는

약간 다른 捨近圖遠(사근도원)이란 말도 있다. 
 
이것은 孫子兵法(손자병법)에서 장군이

마땅히 가져야 할 도리로 계획을 새롭게 하여

알지 못하게 하고, 가는 길을 우회하여

다른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했다.  
 
원대한 깊은 뜻을 실현하는 일이 아니고서는

순서대로 진행해야 실패할 염려가 없다.  
뛰어난 천재들에겐 越班(월반)이 가능하지만

보통 사람들에겐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듯이 차근차근 가는 것이 믿음직스럽다. 
 
‘망건 쓰고 세수한다 
(先網巾 後洗水/ 선망건 후세수)’는 말처럼 순서를
건너뛰어서는 이것도 저것도 안 되는 법이다. 
나라의 정책도 목표를 실천한다며

무조건 밀어 붙이다 보면 목표에 도달하기도 전에

혼란만 가져왔던 것에서 교훈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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