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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각교훈(鹿角敎訓)

우현 띵호와 2024. 2. 23. 15:04

녹각교훈(鹿角敎訓)

숲속에서 영역 다툼을 치열하게 벌이던
사슴 두 마리가 있었다.

격렬한 싸움 중에 뿔이 뒤엉켜 

옴짝달싹할 수 없는 지경이 됐지만 

자존심 때문에 서로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반나절이 지나자 배가 고파진 사슴들은 

싸움을 멈추려 했으나
뿔이 뒤엉켜 빠지지 않았다

굶어 죽게 생긴 사슴들은
그제서야 뿔을 빼려고 안간힘을 쓰며
협동했지만 엉킨 뿔은 빠지지 않았고

 결국 두 마리 사슴은 굶어 죽고 말았다

​수도원의 신부님이 산책을 하다 

뿔이 엉켜 죽은 두 사슴을 발견하고 

엉킨 뿔을 그대로 잘라 수도원에 걸어놓고

누군가 뿔을 보고 물어볼 때마다

두 사슴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서로 힘을 과시하다 같이 죽은 두 사슴처럼
분노에 눈이 멀어 자존심만 내세우는 사람은
상대방도 죽이고 자신도 죽게 된다"는 교훈입니다

​배려와 양보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뒤엉킨 사슴 뿔은 독일의 베벤하우젠에 있는
수도원에 지금도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아픔을 주는 

그런 승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역 싸움에 빠져 힘으로 상대를 이겨보려는
욕망은 결국 둘 다 망하는 길임을 깨닫지 못한
두 사슴의 교훈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고 있지 않는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합니다

서로 배려하고
서로 양보하며
서로가 소중함을 알았더라면
어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겠는가?

​무지한 짐승이라고 치부하기엔 

안타까운 일이기에 되뇌여 봅니다

​삶의 목적이 행복이라면
웃음은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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