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능언앵무(能言鸚鵡)

우현 띵호와 2024. 4. 2. 20:26

능언앵무(能言鸚鵡)

앵무새도 능히 말을 한다,

말만 앞세우고 실속이 없다. 
[능할 능(肉/6) 말씀 언(言/0)

앵무새 앵(鳥/17) 앵무새 무(鳥/7)] 
 
사람들의 말이나 소리를 흉내 내서

귀여움을 받는 새 鸚鵡(앵무)는 이칭도 많다.  
 
작은 앵무새를 흔히 말하는 잉꼬는 鸚哥
(앵가)의 일본식 발음에서 왔다.  
 
중국 唐(당)나라 玄宗(현종)과 楊貴妃
(양귀비)의 사랑을 듬뿍 받은 雪衣娘
(설의랑)은 하얀 앵무새를 가리켰다.  
 
八哥(팔가)라 하여 스님의 염불도 따라
할 줄 안다고 한 새는 앵무새라 하기도 하고

달리 말 흉내 내는 九官鳥(구관조)를

가리킨다고도 한다. 
 
어쨌든 영리한 놈은 100단어 가량 외우기도 한다니

사랑을 독차지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앵무새는 말 잘하여도

날아다니는 새다’란 속담은 말만 번지르르하고

실천이 따르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 
 
능히 말을 할 수 있는(能言) 앵무새(鸚鵡)라는 말은

재주를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말만 앞세우고 행실이나 학식은 따르지

못하는 사람을 비꼰다. 
 
孔子(공자)가 강조한 訥言敏行(눌언민행),

말을 느리고 잘못 하더라도 실천을 앞세우라고

한 것과도 대비된다.  
 
유교 경전 ‘禮記(예기)’는 五經(오경)의
하나인데 大學(대학)과 中庸(중용)이 四書
(사서)로 독립하기 전엔 여기에 포함됐다.  
 
예의 이론과 실제를 담아 경서의 첫손에 꼽히는

이 책은 모두 49편이 전하는 중 제일 첫 편이

曲禮(곡례) 상편이다.  
성어가 나오는 이 편 앞부분에도

좋은 말이 있으니 짚고 가면 좋겠다. 
 
‘도덕과 인의는 예가 아니면 완성되지 않으며,

교훈으로 풍속을 바로잡는 것도

예를 따르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 
 
(道德仁義 非禮不成 教訓正俗 非禮不備/
도덕인의 비례불성 교훈정속 비례불비).’  
 
다음 절에 앵무가 등장한다.

‘앵무새는 능히 말을 할 줄 알지만

하늘을 나는 새일 뿐이며 
(鸚鵡能言 不離飛鳥/앵무능언 불리비조),  
 
성성이란 원숭이도 말을 할 수 있지만

짐승에 지나지 않는다 
(猩猩能言 不離禽獸/ 성성능언 불리금수).’  
그러니 사람으로서 예절을 지키지 못하면

금수의 마음과 같다는 가르침이다. 
 
웅변가의 청산유수 같은 말은 口若懸河
(구약현하)라 하여 들을 때는 넋을 놓고 빠져든다. 
 
특히 지도자를 뽑는 연설회에선 말 잘 하는

후보자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이스라엘 민족을 이집트의 노예 상태에서

해방시킨 지도자 모세도 말에는 자신이 없었다고 하고,

역사상 뛰어난 웅변가 중에서도

말더듬이가 많았다고 한다.  
 
말을 잘 하는 것보다 청중과 공감하고

본질을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을 앞세워 지도자가 된 사람들,

실천도 못할 空約(공약)을 내세워

사후에는 나몰라하는 사람들은 앵무와 같은 셈이다. 
아니 귀여움과는 거리가 머니 앵무보다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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