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화 김삿갓

방랑시인 김삿갓 (107)

우현 띵호와 2021. 9. 29. 22:54

방랑시인 김삿갓 (107)
*남자는 삼충동물(三衝動物)이려니...

고소원지 불감청(固所願之 不敢請).
"그 말이 꼭 알고 싶다면 종이에 적어 드리기로 하리다."
그리고 김삿갓은 종이에 다음과 같이 써놓고, 해설까지 달아 주었다.

爲爲不厭 更爲爲 위위불염 갱위위
해도 해도 싫지 않아 다시 하고 또 하고

不爲不爲 更爲爲 불위불위 갱위위
안 한다 안 한다 하면서도 다시 하고 또 하고.

훈장은 종이를 집어 들고 한문과 해설문을 한참 동안

눈여겨 보다가 별안간 무릅을 "탁"치며 감탄을 내지른다.

"과연 옛날 사람들은 남녀간의 묘리을 잘도 묘사해 놓았구료.

안 한다 안 한다 하면서도 다시 하고
또 하고 ...정말 기가막힌 표현 입니다! "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그 말이 아주 실감이 나시는 모양이구료."
"실감이 나다 뿐이겠어요. 허기는 여자를 좋아하기는

선생도 나와 다를 것이 없을 것이요.
안 그래요?" 훈장은 별안간 김삿갓을 화제로 끌어들였다.

김삿갓은 정면으로 질문을 받자 웃을수 밖에 없었다.
"나한테서도 거기에 대한 대답을 꼭 들어야만 하시겠소 ? "
그러자 훈장은 소리내어 웃는다.

"하하하 .... 허기는 대답을 들으나마나지요.

사내치고 계집 싫어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니까요.

만약 여자를 싫어하는 사내가 있다면 나는 일부러라도 찾아가서,

그 사람 얼굴을 꼭 한번 보아 두고 싶소이다."
"하하하...그 방면에 각별히 관심이 많으신 모양이구료 ?"

"모두들 체면을 지키느라고 점잔을 빼고 있지만,

한꺼플 벗겨 놓고 보면 늙은이나 젊은이나

계집 좋아하기는 조금도 다를 것이 없어요.

점잖은 사람일수록 종년 치마 속에 손을 먼저 집어 넣는다오."

"하하하....종년 치마 속에 손을 많이 집어 넣어 보신 말씀이구료.

허기는 그래서 옛날부터 남자는 삼충동물(三衝動物)이라고

일러 오는 모양입니다."

김삿갓이 이렇게 말하자, 훈장은 또다시 눈알이 휘둥그래진다.
"뭐라구요? 남자를 삼충 동물이라고 부른다고요?

선생은 정말, 아는 것이 너무도 많소이다.
도대체 삼충 동물이란 무슨 뜻이오니까 ? "

"훈장어른은 삼충 동물이라는 말도 모르시오? "

그러자 김정은 훈장은 천연덕스럽게 이렇게 대답을 한다.

"나는 엉터리 훈장이라는 사실을 선생한테만은

이미 사실대로 고백하지 않았소이까.

그런줄 아시고, 삼충 동물에 대해, 설명을 들려주소서."

자기 입으로 이라고 자처하고 나오는 데는 더 할말이 없었다.

"그러면 내가 설명을 할 테니 잘들어 보시오.

삼충 동물이란 석삼(三)자와 찌를 충(衝)자요.
그러니까 삼충 동물이라는 말은 세번 찌르는 동물이라는 말이지요."
"세 번 찌르다니요 ? 무엇을 세 번 찌른다는 말씀이오 ? '
"여자를 찌르는 방식이 세 가지라는 말이지요."

"옛! 여자를 찌르는 방식이 세 가지뿐이라고요?

여자를 찌르는 방식이 어째서 세 가지뿐이란 말씀이오.

그 사람은 아마 여자 찌르는 기술이 형편 없는 사람이었던 모양이구료."
훈장은 엉뚱한 오해를 하는 바람에 김삿갓은 배를 움켜잡고 웃었다.

"내 이야기는 그런 애기가 아니오.

남자의 일생을 청년기,장년기,노년기의 셋으로 나눠 보았을때,

청년기에는 여자를 만나기만 하면 찌른다고 해서

청년기를 봉충기(逢衝期)라 부르고 ,

장년기에는 여자를 골라 가면서 찌른다고 해서 택중기(澤衝期)라 부르고

 나이가 많아, 이도저도 안 되는 노년기에는 여자가 줘도 못하고

 콧소리만 하게 되므로 비충기(鼻衝期)라고 부른다는 것이지요."

훈장은 그 말을 듣고 손뼉을 치며 웃는다.

"과연, 남자가 삼충 동물이라는 말은 명답 중의 명답올시다 ! "
김정은이라는 인간은 천하의 협잡꾼임에는 틀림 없었다.

겨우, 천자문이나 떼고, 명심 보감 밖에는 읽지 못한 주제에

훈장이랍시고 으스대는 것도 놀라운 협잡임에 틀림 없을 것인데,

눈병에 어린아이 오줌을 넣고, 좋아졌다는 경험만 가지고

약국까지 열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

그러고도 훈장 노릇과 의원 행세를 당당하게 하고 있으니,

그 뱃심과 파렴치는 가히 알아줄 만 하였다.

그러나 엄밀하게 따지고 보면,

그와 비슷한 협잡꾼은 시대를 막론하고 있어왔다.

최근에는 증거 우선주의에 의해, 뇌물을 받은 것으로 확인 되어,

대사헌에 제소되어 포도청에서 징역을 살고 나온 여성으로는

최초로 영의정을 지낸 ,한모(韓模)라는 자가,

애국지사연 하는 것도 그런 부류의 인간이 아니겠는가 ?

(고소원지 불감청(固所願之 不敢請) :억울타 하며 고소한다 말 만 하고

 감히 청하지 못 하고 있다.)

김삿갓은 김정은 훈장이 그의 손을 별안간 움켜잡으며

이렇게 말하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삼충 선생 ! 내가 선생에게 부탁이 하나 있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