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천리(一瀉千里)
물이 흘러 천리를 가다, 거침없이 일을 처리하다.
[한 일(一/0) 쏟을 사(氵/15) 일천 천(十/1) 마을 리(里/0)]
옛날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로 썼던 1里(리)는
약 0.393km라 하는데 실제 10배를 부풀렸다.
십리길이라면 40km 정도 됐고,
우리나라 전체를 三千里(삼천리) 강산이라 한 것도
서울 중심으로 진주, 의주, 경흥까지 거리가
각 400km 정도인 데서 나왔다고 한다.
물론 천리를 정확한 거리가 아닌 먼 길이란 뜻으로 비유해서 썼다.
시작이 중요하다고 한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부터
牛步千里(우보천리)는 느릿느릿 걷는 소가 결국엔
목표를 달성하니 서두르지 않아야 하고,
惡事千里(악사천리)는 나쁜 일은 천리 밖에
소문이 난다고 말조심을 하라는 교훈이었다.
이런 말보다 더 많이 일상에 사용되는 것이 물이
쏜살같이 흘러(一瀉) 천리까지 간다(千里)는 이 성어다.
강물이 빨리 흘러 먼 바다로 흐른다는 데서
일이 조금도 거침없이 빨리 진행되거나 말이나 글이
조금도 막힘없이 명쾌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막힘없이 줄줄 쓰는 명문이라면 중국 詩仙(시선)
李白(이백)의 九天直下(구천직하)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廬山(여산)의 폭포를 읊으면서
‘날아 흘러 떨어지니 길이 삼천 척,
하늘에서 은하수가 쏟아지는 듯하구나
(飛流直下三千尺 疑是銀河落九天/
비류직하삼천척 의시은하락구천)’란 문장에서 땄다.
천리까지 가는 물은 長江(장강)과 黃河(황하)에서 왔다.
성어의 유래는 몇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南宋(남송)의 학자 陳亮(진량)은
‘與辛幼安殿撰(여신유안전찬)’이란
글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장강과 황하의 물이 한 번 흘러 천리 가는 것에
아무도 괴이하게 여기지 않을 정도다
(長江大河 一瀉千里 不足多怪也/
장강대하 일사천리 부족다괴야).’
淸(청)나라 관리 黃六鴻(황육홍)이란 사람이
지방관을 위해 쓴 지침서 ‘福惠全書(복혜전서)’에는
‘엄연한 계곡 사이를 가벼운 배는 삽시간에 일사천리로 내려간다
(儼然峽裡輕舟 片刻一瀉而千里/
엄연협리경주 편각일사이천리)’란 표현이 들어 있다.
강이 쉼 없이 흘러 바다로 들어가듯이 시원하게 말을 잘 하는
사람은 속을 후련하게 한다.
가슴에 닿는 웅변은 폭포수 같다며 口若懸河(구약현하)나
푸른 산에 흐르는 물처럼 막힘없다며
靑山流水(청산유수)에 비유했다.
시원하게 계획을 말하고 일사불란하게 밀고 나가면
모두에 박수 받는다.
이런 말대로 일이 척척 처리된다면 아무 걱정이 없다.
남을 위해 일하겠다는 사람들이 이런 자세로
말대로 실천했다면 살기 좋은 나라는 벌써 됐을 것이다.
훌륭한 복안이 있더라도 이루지 못하면
천천히 걷는 황소보다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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