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산항심(恒産恒心)
일정한 생업이 있어야 변함없는 마음이 있다
[항상 항(忄/6) 낳을 산(生/6) 항상 항(忄/6) 마음 심(心/0)]
사람에게 필요한 衣食住(의식주)는
아주 최소한이라도 있어야 생명을 유지한다.
저절로 나는 것이 없어 재물이 있어야 구한다.
재산은 속박이고 많으면 근심만 커진다며
멀리 하는 군자도 있었다.
하지만 세상의 명리가 싫어 초야에 들어간 은자라도
나물 먹고 물은 마시며, 누더기 옷이나 오두막집은 필요하다.
마음을 닦고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성인이
도움을 주려 해도 맨손이어서는 되지 않는다.
‘쌀독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나타내는 바다.
또 있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보통 양민이라도 ‘사흘 굶으면 포도청의 담도 뛰어 넘는다’고 했다.
성인이고 속인이고 다소를 떠나 재산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德治(덕치)를 주장한 유교의 亞聖(아성)
孟子(맹자)가 명쾌한 답을 했다.
일정한 재산이나 생업이 있어야(恒産) 변함없는
마음을 지니게 된다(恒心).
맹자가 각국 유세에서 돌아왔을 때 고향서 가까운 소국
滕(등, 滕은 물솟을 등)나라의 文公(문공)이 초청해
백성을 위한 바른 정치에 대해서 조언을 구했다.
맹자가 말한다.
백성들이 살아가는 도리는 ’일정한 생업이 있으면
변함없는 마음을 가지게 되고
(有恒産者有恒心/ 유항산자유항심),
안정적인 생업이 없으면 안정된 마음이 없게 됩니다
(無恒産者無恒心/ 무항산자무항심)’고 했다.
나아가 방탕 편벽 사악 사치(放辟邪侈/ 방벽사치) 하게 되니
생업을 갖게 해 먹고 살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 것이다.
滕文公(등문공) 상편에 나온다.
재산이 있고 없고 전혀 반대의 이야기
無恒産 無恒心(무항산 무항심)과
같이 대비하여 나오는 곳이 또 있다.
齊(제)나라의 宣王(선왕)이 맹자에게 인정으로
나아가는 길을 도와달라고 했을 때 답한다.
‘일정한 생업이 없지만 변함없는 마음을 지닐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선비만 가능합니다
(無恒産而有恒心者 唯士爲能/ 무항산이유항심자 유사위능),
백성이라면 일정한 생업이 없을 때 변함없는 마음이 없어집니다
(若民則無恒産 因無恒心/ 약민즉무항산 인무항심).’
일정하고 떳떳한 마음을 지닐 수 있는 사람은
수양한 선비라야 가능하고, 일반 백성들은 딴 길로 빠지니
그 뒤에 죄를 물어봐야 소용없다는 이야기다.
梁惠王(양혜왕) 상편이다.
일정한 직업, 생업을 영위하여 재산을 모았을 때
욕심이 앞서는 것이 상정이다.
항심을 유지하기는 맹자 말대로 수양한 사람이 아니고는 어렵다.
속담에 ‘돈만 있으면 개도 멍첨지라’는 말대로
보이는 것 없이 거들먹거리는 졸부가 되고,
돈이 돈을 번다고 이익에 눈이 어두워 나쁜 길로 쉽게 빠진다.
지도층 인사들도 잊을만하면 비리가 드러나니
이런 사람들에겐 러시아 톨스토이(Tolstoy)의 말이
귀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재화는 쌓여 있을 땐 썩은 냄새를 피우고,
뿌려졌을 때엔 땅을 기름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