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아버지 / 이수연
1.조각배에 실려가는 초승달을 보면
인자하신 아버지가 불현듯 떠오릅니다
등에 한짐지시고 오르던 언덕 그길에
찔레꽃 호박꽃도 그대로인데
아버지만 늙으셨어요
아 아버지 오늘따라 울아버지
보고 싶어요
2.저산 넘어 언덕길에 텅 빈 버스정류장
행여자식 올까봐 온종일 바라보셨죠
저녁노을 어둑어둑 집으로 들어가실때
막걸리 한사발로 속 달래시며
눈물을 훔쳐 내셨던 아 아버지
울아버지 울아버지 보고싶어요
아 아버지 울아버지 울아버지
오래오래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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