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만리장성(萬里長城)

우현 띵호와 2024. 4. 26. 22:24

만리장성(萬里長城)

중국 북쪽 변경의 성, 넘지 못할 장벽, 남녀 간의 정분 
[일만 만(艹/9) 마을 리(里/0) 긴 장(長/0) 재 성(土/7)]  

아주 긴 사물의 대명사 萬里長城(만리장성)은

달나라에서도 보인다는 중국 북쪽 지역의

성을 먼저 떠올린다.  
 
秦始皇(진시황)때 변경을 방위하기 위해

완성했다는 이 성이 2700km에 달한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여기에서 나와 우리 일상에서

여러 의미로 다양하게 응용된다.  
 
서로 넘나들지 못하게 막는 긴 장벽이나

또는 창창한 앞날을 비유적으로 이르고,

‘하룻밤을 자도 만리성을 쌓는다’는 속담은

남녀가 잠깐 사귀더라도 깊은 정을 쌓을 수

있다는 뜻으로 잘 알려져 있다. 
 
情人(정인) 끼리의 사랑에까지 쓰이게 됐더라도

유래는 물론 司馬遷(사마천)의

‘史記(사기)’에서 비롯됐다.  
 
秦(진)나라 때 변경을 경비하는 총사령관이었던

蒙恬(몽염, 恬은 편안할 념)이 시황제의 명으로

30만 병력으로 성을 쌓았다. 길이를 표현한 부분을 보자. 
 
‘장성을 쌓으면서 지형과 산세의 기복에 따라

요새를 만들었는데 임조에서 요동까지 1만여 리가 됐다 
 
(築長城 因地形 用制險塞
起臨洮 至遼東 延袤萬餘里/
축장성 인지형 용제험새
기림조 지요동 연무만여리).’
臨洮는 현 간쑤성[甘肅省/ 감숙성]의 지역명,

袤는 길이 무.  
 
간신 趙高(조고)의 음모에 의해 죽게 되는 몽염은

장성의 수축에 진시황의 명만 받들어 백성들을

죽도록 내몰았다고 사마천에게도

좋은 평을 듣지 못했다.  
 
하룻밤의 만리성 이야기는 우리 속담을 한역한

丁若鏞(정약용)의 ‘耳談續纂(이담속찬)’에서  
 
一夜之宿 長城或築 (일야지숙 장성혹축)이라
표현하며 잠시라도 마땅히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雖暫時之須 不宜無備/
수잠시지수 불의무비)고 풀이했다. 
 
조선 후기 학자 趙在三(조재삼)의 ‘松南雜識
(송남잡지)’에는 ‘一夜萬里城(일야만리성)’이라 하여

왜구들이 우리나라에 쳐들어왔을 때

하루를 머물더라도 성을 쌓았다는데서 왔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야기보다 젊은 색시가 국경의 장성 공사에

끌려간 남편을 빼내기 위해 머슴과 하룻밤을

같이 했다는 구전설화가 더 흥미를 끈다. 
 
장성이 서로간의 넘나들 수 없는 장벽의

대명사이기도 하지만 하룻밤에 쌓는 만리성은

아무리 일시적인 일이라도 성을 쌓아

적에 대비하듯이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교훈으로 받아들이면 좋다.  
 
국제사회에서 빈번히 일어나듯 어제의 우방이

영원히 계속되지 않고 오늘의 적이 될 수도 있다.  
 
사회에서의 대인관계에서도 조그만 이해관계에서

틀어지는 우의를 자주 본다.  
 
오래 계속되지 않을 관계로 여겨져

함부로 대했다간 언제 화가 닥칠지 모르니

평시에 튼튼히 하라는 것이 만리성의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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