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수구여병(守口如甁)

우현 띵호와 2024. 4. 20. 23:34

수구여병(守口如甁)  
입을 병마개 막듯이 꼭 막다,

입 조심하여 비밀을 지키다. 
[지킬 수(宀/3) 입 구(口/0) 같을 여(女/3) 병 병(瓦/8)] 
 
물이나 술 등 액체를 담는 병은 당연히 목이 좁다.  
안의 내용물을 잘 보관하기 위해

병의 목이 좁은 곳을 또 마개로 막듯이 한다고

하는 것은 입을 조심하여 비밀을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도록 한다는 비유다.  
 
예부터 선현들은 입이 열렸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많이 남겼다.  
 
함부로 막말을 말라고

‘관 속에 들어가도 막말은 말라’거나

말을 잘못하면 재앙이 따른다고

‘혀 아래 도끼 들었다’는 속담이 잘 말해 준다. 

먼저 이 말이 나오는 ‘明心寶鑑(명심보감)’부터 보자.  
고려 충렬왕 때의 문신 秋適(추적)이

금언과 명구를 모아 놓은 한자 교재다. 
 
항상 자신의 본심을 잃지 말라는 뜻의
存心(존심)편에 있다.  
 
朱文公(주문공)이 한 말이라며

‘입을 지키는 것은 병과 같이 하고,

탐욕스런 뜻을 막기를 성을 지키는 것처럼 하라 
 
(守口如甁 防意如城/
수구여병 방의여성)’고 소개했다. 
 
‘뜻 意(의)’ 글자는 사사로운 마음, 사욕을 말한다. 
주문공은 朱子(주자)로 불리는 宋(송)나라 학자

朱熹(주희, 1130~1200)의 시호다.  
 
그가 張栻(장식, 1133~1180)이란 사람의
主一箴(주일잠)이란 글을 보고 만들었다는

敬(경)에 관한 글 ‘敬齋箴(경재잠)’에 실려 전한다. 
 
조선 李滉(이황, 1501~1570, 滉은 깊을 황)선생의

聖學十圖(성학십도) 제9도에 포함시켜 잘 알려졌다.  
몸가짐, 마음가짐에 있어 조심해야 할

여러 가지 좋은 말 중에 앞부분 몇 곳을 보자. 
 
‘그 의관을 바르게 하고, 그 시선을 존엄하게 하며,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혀 거처하고,

상제를 대하는 듯 경건한 자세를 가져라 
 
(正其衣冠 尊其瞻視 潛心以居 對越上帝/
정기의관 존기첨시 잠심이거 대월상제)’,  
 
‘입 다물기를 마개 닫힌 병처럼 하고,

사욕 막기를 성곽처럼 하며,

성실하고 일관된 자세로 혹시라도 가벼이 하지 말라 
 
(守口如甁 防意如城 洞洞屬屬 罔敢或輕/
수구여병 방의여성 동동속속 망감혹경)’. 
 
온갖 다툼의 근원은 욕심에서

나오는 말이 발단이다.  
 
속담 외에 말조심하라는 성어도 많아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란 뜻의 口禍之門
(구화지문)이 대표하고, 병은 입으로 들어오고

화는 입에서 나간다며 病從口入 禍從口出
(병종구입 화종구출)이란 말도 있다.  
 
해야 할 말은 닫아서는 안 되지만

상대를 생각 않고 자기주장만 펼칠 때

싸움은 끝이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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