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국생(麴生)

우현 띵호와 2024. 4. 26. 22:32

국생(麴生)

술의 다른 이름
[누룩 국(麥/8) 날 생(生/0)] 
 
술에는 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어 제아무리

斗酒不辭(두주불사)하는 사람이라도 나중에는 취한다.

양을 적당히 조절할 줄만 알면 심신에 도움을 줘

百藥之長(백약지장)이라고 떠받든다.

애주가들이 주로 내세우는 말이지만

옛날 중국 前漢(전한) 때의 東方朔(동방삭)부터

근심을 없애는 데는 술보다 나은
것이 없다고 했으니 역사도 오래다. 
 
歸去來辭(귀거래사)의 시인 陶淵明(도연명)도

온갖 시름을 잊게 해 준다고 忘憂物(망우물)이라 표현했다.

그렇더라도 음주는 일시적인 자살이라고

표현한 사람도 있고 보면 어디까지나

지나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술을 달리 麴生(국생)이라고도 부른다.

술은 누룩으로 만들기 때문에 학자나 학생을 뜻하는

生(생)을 붙여 높였다.

쌀이나 밀, 콩 등을 갈아 띄운 것에

누룩곰팡이를 번식시켜 막걸리와 청주 등의

발효주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존재이니 높일 만하다.

어려운 말로 麴子(국자), 銀麴(은국), 麴蘖(국얼, 蘖은
싹 얼)이라고도 한다. 
 
이 말은 唐(당)나라 문인 鄭棨(정계, 棨는 창 계)가 쓴

일화집 ‘開天傳信記(개천전신기)’에 처음 등장한다.

葉法善(섭법선)이란 사람이 손님들을 초청하여

대접하려는데 불청객이 나타나 거만하게 상석에 앉았다.

주인이 내쫓으니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져 병으로 변했다.

자리에 있던 사람이 놀라 병을 들여다보니

술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모두 함께 마시고는 취하여 병을 어루만지며 말한다.

‘국생의 풍미는 잊을 수 없소

(麴生風味 不可忘也/ 국생풍미 불가망야).’ 
 
이런 황당한 이야기 말고 고려 때의 사물을 의인화한

假傳體(가전체) 소설에 훌륭한 작품이 있다.

중기와 후기에 걸쳐 활약했던 仁宗(인종) 때의

林椿(임춘)은 ‘麴醇傳(국순전)’을 남겼고,

高宗(고종) 때의 명문장가 李奎報

(이규보, 1168~1241)는 ‘麴先生傳(국선생전)’을 썼다.

이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지명은 모두

술과 관련된 한자를 골랐다.

임춘의 작품에서 국순은 집안도 좋고

도량이 커 모든 사람의 기운을 더해주는

재주를 가졌으나 재물을 밝히는 병통이 있어

임금의 총애를 잃고 몰락했다. 
 
이규보의 국선생은 총명하고 뜻이 커서

임금의 총애를 받고 도적들이 발호할 때

토벌하는 공도 세웠다.

술을 풍자한 두 작품은 임춘의 국순이 부정적으로 본 반면

이규보의 국선생은 긍정적으로 나타냈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술이 약이 된다고 찬미하든

해롭다고 멀리하든 어디까지나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넘치지 않는 것이 좋다.

술로 인한 사고나 범죄는 정도가 지나친 데서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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