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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철학

우현 띵호와 2025. 1. 8. 02:07

돈의 철학

돈과 관련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철학은

‘재다신약(財多身弱)’이다. 
돈이 많으면 몸이 약해진다. 
돈을 벌고 유지 관리하는 일은 

너무 신경 쓸 일이 많다. 

동학(東學)농민혁명과 6·25 한국전쟁 같은

사회 혼란기에는 돈 많은 사람이

표적(target)이 되었다. 

서울 강남에 살면서 500억 원 이상 

가지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진정제를 복용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소송이 서너 건씩 걸려 있기 때문이란다. 

을지로와 퇴계로 쪽에 각각 건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식사를 할 때는 

꼭 1만 원짜리 설렁탕집에 가서 먹는 사람을 보았다. 
남들 보기에는 부러운 건물주이지만 

삶의 질(quality)은 형편없다. 

‘식신생재(食神生財)’란 말이 있다. 
식신(食神)은 

남에게 먹이기를 좋아하는 기질을 가리킨다. 
잘 베푸는 스타일이다. 

이런 사람에겐 이상하게도 돈이 붙는다. 
식신 팔자는 위기를 겪을 때 

전혀 예상 못 한 사람이 나타나 

도움을 주기도 하고, 

넘어져도 돈이 있는 쪽으로 넘어지는 경향이 있다.

외가, 친가를 막론하고 조부, 증조부 대에

인심이 후했던 집안의 후손들이

‘식신생재’ 팔자를 타고난다고 한다. 

윗대에 베풀어 놓은 것이 사라지지 않고 

후손에게 유전이 된다. 
그래서 혼사를 할 때는 상대방 집안의 

윗대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돈은 많지만 인색한 집안하고 혼사를 하면 

자손이 별 볼일 없거나, 뭐 좀 될 만하면 

뜬금없이 누가 등장하여 고춧가루 뿌리는 

일이 발생한다. 

재벌가 자식들이 단명하거나 질병이 많은 이유는

재물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쌓인 원한이

발동된 것이라고 본다. 

경주 최 부잣집이 오래간 것은 

‘흉년에 논[田畓] 사지 말라’, 

‘주변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신라 천년의 왕도(王都)가 경주였고, 

그 천년 왕도의 흔적이 없어지지 않고 

최 부자 집에 남았다는 것이다. 

돈이 뭡니까? 

‘도(道) 돈 불이(不二)여!’ 

도(道)와 돈이 둘이 아니라는 

수불(修弗) 선사의 한마디가 생각난다. 

돈에는 도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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