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성사원방(省事遠謗)

우현 띵호와 2021. 7. 17. 23:10

성사원방(省事遠謗)

일을 잘 살펴 원망 살 일을 멀리 한다.

[살필 성(目/4) 일 사(亅/7) 멀 원(辶/10) 헐뜯을
방(言/10)]

나랏일을 맡아보는 관리는 국민의 공복이며
대리인이란 말이 있다. 오늘의 공직자나 예전의
벼슬아치들이나 가장 우선해야 할 몸가짐은
어떠해야 할까. 여러 좋은 말이 있는 중에 우리의
牧民心書(목민심서)의 말을 우선 보자.

‘청렴이 목민관의 기본 임무이고, 모든 선의
근원이자 모든 덕의 근원(廉者 牧之本務 萬善之源
諸德之根/ 염자 목지본무 만선지원 제덕지근)’이라
압축했다. 菜根譚(채근담)의 당부도 간결하다.
‘오직 공평하면 지혜가 생기고, 오직 청렴하면
위엄이 생긴다(惟公則生明 惟廉則生威/ 유공즉생명
유렴즉생위)’고 했다. 공정과 청렴으로 요약된다.

몸가짐뿐만 아니라 앞서 마음가짐을 말한 중에
주변을 조심하고 잘 살펴(省事) 비방을 멀리
하라고(遠謗) 중국 明(명)나라 陳繼儒(진계유)도
보탠다. 은거하면서 82세로 생애를 마칠 때까지
풍류와 문필생활로 보낸 그는
‘讀書鏡(독서경)’에서 지난 예를 든다.

宋(송)나라 때 鐵面御史(철면어사)로 불렸던 곧은
관리 趙抃(조변, 抃은 손뼉칠 변)이 은퇴했을 때 한
선비가 선물을 싸들고 와 가르침을 청하자 조정의
학교나 과거를 보라며 물리쳤다. 唐(당)나라의
강직했던 승상 宋璟(송경)에게 한사람이 글을 지어
봐 달라고 하자 그 속에 아첨의 뜻이 있다며 문장에
자신이 있다면 과거에 응시하라고 역시 돌려보냈다.

또 당나라의 재상 반열에 들었던 학자 房琯(방관)이
거문고 악사를 가까이 두고 출입하게 했다가 말썽이
나고 파직까지 됐다. 진계유는 이런 예화를 들고
‘관직에 있는 사람은 기색이 다른 사람과는 만나지
않아야 한다(當官不接異色人/ 당관부접이색인)’고
결론짓는다.

무당이나 여승은 물론 예인들도 멀리하라며
덧붙인다. 큰일을 하려면 ‘멀리해야 할 것을 따져
가늠하고, 일을 살펴 비방을 멀리 하라(能審察疏遠
亦省事遠謗/ 능심찰소원 역성사원방)’고 했다. 그의
然後(연후)라는 글 한 구절에도 나온다. ‘일을
돌아본 뒤에야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냈음을
안다(省事然後知 平日之費閒/ 성사연후지
평일지비한).’

뇌물도 아니고 지극히 사소한 부탁인데도 그에 의해
말썽이 날 것을 사전에 차단한 어떻게 보면
고지식하다고 할 수도 있는 행동이다. 하지만
공직자는 몸가짐뿐 아니라 작은 행동 하나라도
주변에 잡음이 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청렴한 공직자를 말하는 성어도 많고,
淸白吏(청백리)의 나라 우리나라에서도 올곧은
고관이 많았다. 오늘날 그 전통을 잘 이었다고 모두
인정할까. 액수는 줄었어도 부패 공직자는 여전하고,
특히 공정한 면에서는 내편과 상대편의 잣대가
현저히 구부러지니 되레 뒷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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