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게부입연(揭斧入淵

우현 띵호와 2021. 7. 17. 23:10

게부입연(揭斧入淵)

도끼를 들고 연못에 들어가다,
물건을 엉뚱한 곳에 쓰는 어리석음

[걸 게(扌/9) 도끼 부(斤/4) 들 입(入/0) 못 연(氵/9)]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중요하다. 모두들 자신이 잘
나고 뛰어난 재주를 지녔다. 제 잘난 맛에 산다고
하여 各者以爲大將(각자이위대장)이라 했다. 이런
사람 중에서도 어리석은 사람이 있게 마련인데
자신은 예외라며 절대 인정 않는다. 서양 격언
‘자신의 어리석음을 인정하는 것은 그것을 행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것이 그것이다.

法句經(법구경)에도 비슷한 좋은 구절이 있다.
’어리석은 사람이 어리석다고 스스로 생각하면
벌써 어진 것이다(愚者自稱愚 常知善黠慧/
우자자칭우 상지선힐혜).‘ 黠은 영리할 힐. 주위의
남이 보기엔 분명히 어리석은데 멀리 본다며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緣木求魚(연목구어)는 주위에
흔하다.

비슷한 뜻의 도끼를 들고(揭斧) 연못에
들어간다(入淵)는 성어도 어리석기는 마찬가지다.
나무를 찍는데 필요한 도끼는 산으로 가야 쓰일 텐데
물속의 물고기를 잡을 때는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이와 같이 물건을 적당한 곳에 사용하지 않고 엉뚱한
곳에 써 쓸데없는 짓을 저지른다는 비유는 중국
前漢(전한)의 劉安(유안)이 저술한 책
‘淮南子(회남자)’에 실려 있다.

漢高祖(한고조)의 손자인 유안은 문재가 뛰어난
문학애호가였는데 淮南王(회남왕)으로 있으면서
많은 문사와 방사를 초빙해 백과사전격인 이 책을
남겼다. 說山訓(설산훈)에 나오는 내용을 보자.

魯(노)나라에 어떤 부부가 살았는데 남편은 관모를
잘 만들고 부인은 가죽신을 예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부부가 더 많은 수입을 올리고자
越(월)나라로 이사했는데 나날이 더 궁핍해졌다.
그곳 사람들은 평소 고급 모자나 신발을 사용하는
풍습이 없었다.

뛰어난 기술을 갖고서도 엉뚱한 곳에서 사용하려 한
것을 이렇게 꼬집었다. ‘비유하건대 이것은 연꽃을
산꼭대기에 심고, 불씨를 우물 안에 보관하는 것과
같으며(譬若樹荷山上 而畜火井中/ 비약수하산상
이축화정중), 낚싯대를 들고 산으로 오르고, 도끼를
가지고 연못으로 들어가는 사람과 같다(操釣上山
揭斧入淵/ 조조상산 게부인연).’

노나라의 기술자 부부는 요즘 말로 시장조사를
하지도 않고 무작정 판을 벌여 아무런 득도 보지
못하고 어리석은 대명사가 됐다. 당사자로서는 아주
현명한 판단 하에 한 행동이었더라도 결과는 도끼를
들고 고기 잡으려 물에 뛰어든 격이다.

앞의 법구경 대구대로 ‘어리석은 사람이 어질다
생각하면 그야말로 어리석은 중의 어리석은
것(愚人自稱智 是謂愚中甚/ 우인자칭지
시위우중심)’이 잘 들어맞은 예다. 경험도 능력도
없는 사람을 자기편이라고 높은 자리에 앉혀 흔히
일을 그르친다. 적재를 적소에 잘못 쓴 어리석음을
이들은 결코 인정하는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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