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화 김삿갓

방랑시인 김삿갓 (143) *파도를 사랑한 갯바위.

우현 띵호와 2021. 9. 29. 23:04

방랑시인 김삿갓 (143)
*파도를 사랑한 갯바위.

일이 이 쯤에 이르자,

김삿갓도 더 이상 욕정을 억제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뭐야 ? 그러면 나더러 기어코 옷을 벗기란 말인가 ?"

김삿갓은 우악스럽게 여인을 끌어당겼다.

그리고 그의 손길이 여인의 가슴을 사정없이 파고들자,

여인은 성이 가신듯 자기 손으로 옷을 활활 벗어 부쳤다.

그리하여 김삿갓은 알몸이 된 주인 아낙네의 풍만한 육체를

자신도 모르게 인정사정 없이 깔아뭉개기 시작하였다.

풍만한 젖통은 한 손에도 넘쳐나 주무를 때 마다 묘한 움직임이 느껴졌다.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이,

사정없이 발기된 그의 물건은 여인의 손에 이끌려

그녀의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여인의 정력은 놀랍도록 왕성하였다.
김삿갓도 오랫동안 금욕 생활을 해왔던터라,

기를 써가며 여인을 흡족하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그녀와의 교접은 그가 아직까지 경험해 보지 못 한, 경의로운 것이었다.

조이고 풀고, 돌리고 흔들고 ..
서로가 만경 창파에 흔들리는 배에 올라 탄 것 같은 아슬아슬한 묘미와

열락의 도가니가 이어졌다.
그렇게 한데 섞인 두 사람은, 온 몸이 땀에 젖도록 서로를 탐닉했다.

이윽고 그의 눈에 별빛이 반짝이며 머리 속이 하얗게 되는 순간,
아래 깔린 여인은 그의 허리를 더욱 세차게 부등켜 안으며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고대로 계시라요 ! "
순간, 김삿갓의 다음 행위를 멈추게 한 여인은

그녀의 자궁 속에 자리한 그를 어루고 달랬다.

그리고 다시 그의 등을 토닥거리며 양기를 불러내는 주문 같은 행위를 했다.
김삿갓은 이제까지 많은 여인과 정을 나누었지만,

이런 경우의 수를 한 적도 당한 적도 없었다.
그리고 어느덧,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녀 속에서 다시 발기가 일어났다.
여인은 그제서야 그가 즐길 수 있도록 허리를 질끈 감은 손을 풀어주었다.
두 번째 정사는 첫 번째 정사보다 즐길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넉넉하였다.
이제까지 김삿갓은 많은 여인들과 정을 통해왔다.

그러나 오늘 같이 만난지 몇 시간도 안된 여인과

정을 통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었던가.

때문에 김삿갓은 지금까지 정을 통해왔던 여인과는

다른 방식으로 여인을 다루었다.
김삿갓은 세찬 파도가 갯바위를 때리듯, 여인을 몰아 부쳤다.
그러나 갯바위는 세찬 파도를 온 몸으로 즐기며 받아 넘겼다.
이윽고 갯바위를 때리던 세찬 파도는 바위를 휘돌아

 흰거품을 남기고 사라졌다.

-갯바위-

나는 갯바위 당신은 나를 사랑하는 파도
어느 고운 바람 불던 날 잔잔히 다가와
부드러운 손길로 나를 감싸고
향기로운 입술도 내게 주었지
세찬 비바람에 내몸이 패이고
이는 파도에 내 뜻이 부서져도
나의 생은 당신의 조각품인 것을
나는 당신으로 인해 아름다운 것을
나는 갯바위 당신은 나를 사랑하는 파도
우린 오늘도 마주보며 이렇게 서있네

 

두 번의 연이은 정사로 김삿갓은 녹초가 되었다.
여인도 자못 만족스러운지 미소를 머금고,

"역시 양기를 돋구는 데는 날계란이 제일인 모양입네다 !"
하고 말을 했지만, 김삿갓은 이미 코를 골고 있었다.

아침이 되자, 여인은 옷을 추려 입고 조반을 지으러 밖으로 나갔다.
김삿갓이 아침잠으로 비몽사몽하는 사이에 조반상을 들고 나타난

여인이 상을 내려 놓자 마자,

"당신하고 나하고, 우리 둘이서 돈벌이 한번 해보지 않겠시요 ?"
하고 얼토당토않은 말을 꺼낸다.
여인의 소리에 부시시 일어나 앉은 김삿갓이,
"돈벌이라니 ? 그게 무슨 소리야 ?

자네하고 나하고 도망이라도 가서 장사라도 해보자는 소린가 ? "
김삿갓은 여인의 말뜻을 알아들을 수가 없어 그렇게 반문했다.
그러자 여인은 호들갑스럽게 놀라며, 고개를 가로 흔들었다.
"오마나 ! 서방과 자식을 버리고 도망을 가다뇨. 그게 무슨소립네까 ?

나는 죽으면 죽었지 그런 짓은 못합네다 ! "
서방질을 할망정 남편을 버리지는 못하겠다는 소리다.
"서방을 버리지 못하겠다면, 나같은 사람 하고 무슨 돈벌이를 하자는 것인가 ?"

그러자 여인은 무슨 중대한 비밀이라도 알려 주듯,

김삿갓 귓가로 입을 갖다 대며 나직막한 소리로 속삭이듯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지금 우리 고을에 살인 사건이 하나 생겼는데,

범인이 무슨 이유로 사람을 죽였는지,

그 원인을 알아내는 사람에게는 사또가 상금 일백 냥을 주겠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당신이 나와 함께 그 문제를 풀어 주고

상금을 받아 먹자는 말입네다."

돈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여인인지라,

현상금 일백 냥이 어지간히 탐이 나는 모양이었다.

"자네가 풀 수 있는 문제라면 상금을 혼자 타먹을 일이지,

왜 나까지 끌고 들어가려고 그러는가 ?"

"나로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 입네다.

그러니까, 문제는 당신이 풀고 상금은 둘이 나눠 먹자는 말이디요."
여인은, 머리는 아둔해 보여도 잇속을 챙기는데는 수단이 대단해 보였다.

김삿갓은 애시당초 현상금 같은 것에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러나 순천 가 살인 사건을 해결하지 못해 현상금까지

내걸고 원인을 찾는다는 데는 흥미가 당겼다.

"도데체 어떤 살인 사건이기에 사또가 현상금까지 내걸었단 말인가.?"
김삿갓은 정색을 하고 주인 아낙네에게 물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