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공거사의 일갈"
지하철 일반석 앞에서
백발의 한 늙은이 손잡이에 매달려
가는 걸 보고 자리를 잡고 앉아있던
젊은 사람 하나가
혼잣말인 듯 중얼거린다
(지하철 공짜로 타는 주제에
남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구먼…)
귀밝은 이 노인 알아들으시고
젊은이를 내려다보며 한 말씀 하신다
어, 젊은 친구!
나라 잃은 설움 겪어 본 적 있나?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 나가 싸워본 적 있나?
주린 배 움켜잡고 새벽부터 새마을운동 해 봤나?
수백 미터 땅속에 들어가 석탄 캐 본 적 있나?
열사의 땅 저 중동에 가서 막노동해 본 적 있나?
여봐 젊은이!
오늘날 이만큼 잘 살게 된 건 지나간 세대
늙은이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걸 모르나?
내가 공짜로 지하철을 탄다고?
자네가 이렇게 편하게 잘 살 수 있는 건 누구 덕인데?
이 나라와 사회를 위해 자넨 뭘 했나?
민주화 투쟁을 했다고?
껍적대지 마라
이 우라질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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