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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불용 (天才不用)

우현 띵호와 2022. 1. 5. 17:13

천재불용 (天才不用)

공자님은 '천재불용'(天才不用)이라 하여

 '덕 없이 머리만 좋은 사람은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다'고 말씀하셨다.

이는 <공자>와 <황택>의 이야기 속에 잘 담겨있다.

어느 날 공자가 수레를 타고 길을 가는데 어떤 아이가 

흙으로 성(城)을 쌓고 놀고 있었다. 

수레가 가까이 가도 아이는 수레를 비켜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애야, 수레가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비켜주겠느냐?”

그런데도 아이는 쭈그리고 앉아서 하던 놀이를 계속했다.

“수레가 지나가도록 '성(城)'이 비켜야 합니까?

아니면 수레가 '성(城)'을 비켜 지나가야 합니까?”

아이의 말에 공자는 똑똑한 녀석이라고 생각하며

수레를 돌려 지나가려고 했다.

그러다가 아이에게 이름과 나이를 물어보니

이름은 황택, 나이는 8세였다.

이에 공자는 한 가지 더 물어보아도 되겠느냐며

바둑을 좋아하는가를 물었다.

그러자 황택은

“군주가 바둑을 좋아하면 신하가 한가롭고,

선비가 바둑을 좋아하면 학문을 닦지 않고,

농사꾼이 바둑을 좋아하면 농사일을 못 하니

먹을 것이 풍요롭게 되지 않거늘 어찌 바둑을 좋아하겠습니까?”

 

아이의 대답에 놀란 공자는 한 가지 더 물어도 되겠느냐고 하고는

“자식을 못 낳는 아비는 누구냐?”라고 물으니

아이는 “허수아비”라고 대답하자

그러면 “연기가 나지 않는 불은 무엇이냐?” “반딧불입니다.”

그러면 고기가 없는 물은 무엇이냐? “눈물입니다.”

아이의 거침 없는 대답에 놀란 공자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순간 아이가 벌떡 일어서며 “제가 한 말씀 여쭤도 되겠습니까?”

공자가 그렇게 하라고 이르자 아이는 이렇게 물었다.

 “몹시 추운 겨울에 모든 나무의 잎들이 말라 버렸는데

 어찌 소나무만 잎이 푸릅니까?” 공자는 잠시 생각하다가 

“속이 꽉 차서 그럴 것이다”라고 대답을 하자 아이가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속이 텅 빈 대나무는 어째서 겨울에도 푸릅니까?”

그러자 공자는 “그런 사소한 것 말고 큰 것을 물어보라고” 하자 

'하늘에 별이 몇 개입니까?' 

”그건 너무 크구나“

 ”그럼 땅 위에 사람은 모두 몇 명입니까?“ 

”그것도 너무 크구나.“

 ”그럼 눈 위의 눈썹은 모두 몇 개입니까?“ 

아이의 질문에 공자는 아무 대답을 하지 못했다.

공자는 아이가 참 똑똑 하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아이를 가르쳐 제자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하지만 공자는 아이가 머리는 좋으나 덕(德)이 부족해서 

궁극(窮極)에 이르지는 못할 것을 내다봤다. 

그리하여 다시 수레에 올라,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실제로 황택의 이름은 이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어쩌면 정직하게, 바르게 사는 사람이 없거나 

이들의 강직함이 오히려 장애가 되어 출세가 어렵다는 말이다. 

어느 정치인이 대통령을 시험으로 뽑는다면 내가 벌써 되었을 거라는

 푸념은 무엇을 의미할까? 

성역 없이 철저한 원칙을 고수하고 실천한 싱가포르의 리콴유 총리와 

일벌백계의 장개석 총통의 리더십은 어떤 교훈을 주는가? 

영화 <부러진 화살>이 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능력보다 도덕이 더 중요함을 말한 공자님의 말씀

 ’천재불용(天才不用)‘이 뻔뻔함과 강짜 그리고 내로남불로 혼탁한 

우리 사회를 치유하는 명약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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