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호사토비(狐死兎悲)

우현 띵호와 2022. 4. 25. 22:28

호사토비(狐死兎悲)  
 여우의 죽음에 토끼가 슬피 울다. 
[여우 호(犭/5) 죽을 사(歹/2) 토끼 토(儿/5) 슬플 비(心/8)] 

교활한 이미지로 먼저 다가오는 여우는 백발이 될지 모르나

결코 선량해지지 않는다고 낙인이 찍혔다.  
 
九尾狐(구미호)는 간사하고 요망한 사람을 가리킨다.

반면 토끼는 정답고 친한 동물로 여겨진다.  
 
게으름을 부려 거북에게 경주를 지지만,

자라를 속여 목숨을 건지는(鼈主簿傳/ 별주부전, 鼈은 자라 별)

지혜가 있어 사랑스러운 분신의 대명사다.

그런데 이 둘은 사이가 좋을까.
 
달리기에서 월등하게 앞서는 토끼와

쫓아봐야 헛일인 것을 아는 여우는 그저 그런 사이다. 
 
여우가 죽었을 때(狐死) 토끼가 슬피 운다(兎悲)는 이 성어는

같은 처지의 동류끼리 불행을 위로한다는 뜻도 있고,

마음속으로는 좋아하면서

겉으로는 슬픈 척 하는 것을 비유하기도 한다.
 
중국 元(원)나라 때 완성된 ‘宋史(송사)’의

李全(이전)전에서 이 말이 유래했다.  
 
송나라 말기, 1127년 女眞(여진)이 세운 金(금)나라가 쳐들어와

왕을 포로로 잡아갔기 때문에

강남으로 쫓겨 가 南宋(남송)이 건립되었다.
 
졸지에 나라를 빼앗긴 강북 지역의 한인들은

곳곳에 자위를 위한 집단을 이루었고,

옛 땅을 찾기 위한 의병의 성격을 띠게 되었다.  
 
楊妙眞(양묘진)이란 여걸이 오라버니 楊安兒(양안아)가

의병을 이끌다 전투 중 죽음을 당해 무리를 이끌게 됐고

이전이란 사람도 합류했다.
 
이전과 양묘진은 부부가 되어 남송과

금 사이에서 교묘히 줄타기를 했다.  
 
楚州(초주) 지역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을 때

남송에선 夏全(하전)이 이끄는 군대가 쳐들어왔다.  
 
하전이 남송에 귀순한 의병 출신인 것을 알고

양묘진이 사람을 보내 말을 전했다.
 
‘여우가 죽으면 토끼가 슬퍼서 우는 법인데

이 쪽이 죽으면 그쪽도 어찌 홀로 살 수 있겠습니까 
 
(狐死兎泣 李氏滅 夏氏寧獨存/
호사토읍 이씨멸 하씨녕독존)?’  
 
이 쪽은 물론 이전, 상대는 하전이다.

이 말을 들은 하전은 옳다고 여겨 공격을 멈췄으나

배반을 당해 나중 금나라에 투항했다.  
여우 죽음을 슬퍼해 주려다 속아 넘어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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