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헌가체부(獻可替否)

우현 띵호와 2022. 11. 19. 18:35

헌가체부(獻可替否)  
 옳은 일을 권하고 그른 일을 못하게 하다, 임금을 보좌하는 신하의 도리  
 [드릴 헌(犬/16) 옳을 가(口/2) 바꿀 체(曰/8) 아닐 부(口/4)]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이 하는 일은 모두 옳고,

어떤 일이든 잘못은 남의 일이라 여기는 수가 많다.

완전한 사람은 있을 수 없어 잘못된 일을 지적하면

변명하거나 남 탓으로 돌린다.

이것을 말한 적합한 명언이 바로 良藥苦口 忠言逆耳

(양약고구 충언역이)다.
 
좋은 약은 입에 쓰고 바른 말은 귀에 거슬리게 마련이니

편한 사이라도 하기 어렵다.

하물며 윗사람이나 지도자가 잘못된 길로 가는데

바로잡는 일은 쉬울 리가 없다.

그런데 하는 일이 모두 옳다는 임금에게 바른 일을 권하고(獻可)

그릇된 일을 못하게 하는(替否) 신하가 가능했을까.

바르게 보좌하는 일에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충언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옳은 길로 갈 수 있었다.
 
이 성어가 글자대로는 아니지만 의미하는 그대로인 것이

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 齊(제)나라의 재상 晏嬰(안영)이 한 말로 나온다.

어느 때 景公(경공)이 和(화)와 同(동)에 대해 물었을 때

화합한다는 것은 각기 다른 재료를 넣어 국을 끓이는 것과 같다면서

임금과 신하 사이도 다를 것이 없다고 설명한다.
 
‘임금이 옳다고 해도 잘못이 있으면

(君所謂可 而有否焉/ 군소위가 이유부언),

신하는 그 잘못을 말씀드려 바르게 나가도록 하고

(臣獻其否 以成其可/ 신헌기부 이성기가),

임금이 틀렸더라도 옳은 점이 있으면

(君所謂否 而有可焉/ 군소위부 이유가언),

신하가 그것을 고해 바로잡아야 합니다

(臣獻其可 以去其否/ 신헌기가 이거기부).’
 
晏子(안자)로 불릴 정도로 管仲(관중)과 함께 뛰어난

명재상으로 꼽히는 안영은 무조건 옳고 그른 것이 없으니

서로 보완해야 정치가 공평해져 충돌이 없어진다고 조언한 것이다.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 昭公(소공) 20년조에 실려 있다.
 
온전한 성어를 남긴 것은 後漢(후한) 초기 여섯 황제를 거치며

여러 직책을 수행한 胡廣(호광)으로 ‘後漢書(후한서)’에서 찾을 수 있다.

‘군주는 넓게 비추어 고르게 보는 것으로서 덕을 삼으며

(以兼覽博照爲德/ 이겸람박조위덕), 신하는 옳은 것을 진헌하여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을 충성이라고 하였습니다

(臣以獻可替否爲忠/ 신이헌가체부위충).’
 
獻可(헌가) 또는 獻替(헌체)로 줄여 쓰기도 하는 이 말은

우리 고전에서 여러 곳에 사용되어 DB에서 많이 검색된다.

조선 개국 후 나라의 기틀을 기초했던 鄭道傳(정도전)이

군주를 받드는 재상의 직무를 말한 ‘三峰集(삼봉집)’ 한 곳만 보자.
 
‘군주의 아름다운 점은 순종하고 나쁜 점은 바로잡으며

(順其美而匡其惡/ 순기미이광기악),

옳은 일은 받들고 옳지 않은 일은 막아야 한다

(獻其可而替其否/ 헌기가이체기부).’

더욱 민주화됐다는 오늘날 모습은 처량하다.

조그만 의견 차이도 용납 못하고, 상대방을 찍어 누른다.

공직자는 윗사람의 엄명에 직언은커녕 법을 어기면서까지 굽실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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