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우수마발(牛溲馬勃)

우현 띵호와 2023. 11. 6. 20:36

우수마발(牛溲馬勃)

쇠오줌과 말똥, 가치 없는 존재
[소 우(牛/0) 오줌 수(氵/10) 말 마(馬/0) 노할 발(力/7)] 
 
특출한 것이 없이 그렇고 그런 사람을 甲男乙女(갑남을녀),

張三李四(장삼이사)라 한다.

하지만 세상은 이들에 의해 유지되고 바뀐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쓸모없는

어중이떠중이 같은 존재를 가리킬 때

쇠오줌(牛溲)과 말똥(馬勃)이란 말로 흔히 사용된다.

동양의 천재로 자칭한 국문학자
梁柱東(양주동)이 쓴 명수필 ‘면학의 서’에서

삼인칭을 공부하며 ‘나는 일인칭, 너는 이인칭,

그 외 우수마발이 다 삼인칭’이란 표현으로 유명해졌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같은 뜻이라며

가치 없는 말이나 글, 품질이 나빠 쓸 수 없는

약재 따위를 이르는 말이라고 실려 있다. 
 
그러나 다르게 해석하는 견해도 많다.

牛溲(우수)는 쇠오줌이란 뜻 외에 한약재로 쓰이는

車前草(차전초) 즉 질경이를 가리키고,

馬勃(마발)도 먹지 못하는 약재 馬屁菌(마비균)

즉 먼지버섯을 말한다고 한다.

勃(발)에는 ‘노하다, 일어나다, 갑자기‘의 뜻은 있어도

말똥의 뜻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흔하고 가치가 없는 약초,

하지만 언젠가는 꼭 쓰이는 재료를 가리킨다고 했다. 
 
唐宋八大家(당송팔대가)에 들어가는 唐(당)나라의

문학가이자 사상가인 韓愈(한유, 768~824)는

‘進學解(진학해)’라는 글에서 이 성어를 사용했다.

여기서 학자는 오로지 자기수양과 학문 탐구에

전념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재주와 덕이 뛰어난 인재가

크게 쓰이지 못하는데 대한 울분도 토로하고 있다.
성어가 나오는 부분을 보자.

‘쇠오줌과 말의 똥이나, 찢어진 북의 가죽이라도,

모두 거두어 갖춰놓고, 쓰일 때를 기다리며,

버리지 않는 것이 의사의 현명함이다

(牛溲馬勃 敗鼓之皮 俱收並蓄 待用無遺者 醫師之良也/

우수마발 패고지피 구수병축 대용무유자 의사지량야).’

이때까지의 새김으로 옮겼지만 어떻든

쇠오줌과 말똥이 약재로 쓰이기도 한단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속담이 있다.

평시에는 흔해서 가치 없다고 거들떠보지 않다가도

막상 필요해서 쓰려면 없다.

약재뿐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다.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사람도 자기만의 재주는 다 있다.

능력에 맞게 일을 맡기고,

겉보기로만 판단하지 말고 사람 귀한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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