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단(壟斷)
권력이나 이익을 독점하여 휘두르다.
[밭두둑 롱(土/16) 끊을 단(斤/14)]
권세를 쥐고 마음대로 하는 것이 專橫(전횡)이다.
예전 나라를 참담하게 했던 한 여인이
인척도 아니면서, 직책도 없으면서
대통령의 국정을 간섭하고 마음대로
휘둘렀다고 壟斷(농단)이라 했다.
전횡과 같은 뜻으로 쓰이지만 원뜻은
권세를 휘둘렀다기보다 買占賣惜(매점매석)에 가까웠다.
壟(롱)은 밭두둑이란 뜻 외에 언덕,
높고 평평한 墩臺(돈대)를 말하고
깎아지른 듯한(斷) 높은 지역이 농단이다.
높은 곳에 올라 지세를 살펴본 뒤 시장에서
가장 목이 좋은 곳을 차지하여
이익을 독차지 하는 것을 가리켰다.
여기에서 이익뿐 아니라 권력을 독점하고
마구 휘두르는 것을 비난하는 말로 쓰이게 됐다.
籠斷(농단), 隴斷之術(농단지술)도 같은 뜻이다.
옛날 온 세상이 평화롭고 사람들은
순박했을 때의 일이다.
그 때의 시장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을,
갖지 못한 물건과 바꾸는 곳이었고
이익에 눈이 벌건 사람은 없었다.
시장을 관리하는 사람은 그냥 지키기만 해서
지극히 한가했다.
한 교활한 사나이가 있어 시장에서
약간 높은 곳에 올라가 사방을 살펴보고는
목이 좋은 곳을 골라 시장의 이익을 그물질해 버렸다
(有賤丈夫焉 必求龍斷而登之
以左右望而罔市利/
유천장부언 필구롱단이등지 이좌우망이망시리).
용 龍(룡)은 언덕과 같은 뜻일 때는 롱,
없을 罔(망)은 시장의 이익을 망라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이 이후로 장사치에게 세금을 물리게 됐다고 한다.
‘孟子(맹자)’의 公孫丑(공손추) 하편에
실려 있는 내용이다.
맹자는 왕도정치를 위해 齊(제)나라에
수년간 체류했으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고향으로 돌아가려 하면서 이 이야기를 인용했다.
작별인사차 찾아 뵌 宣王(선왕)이 도성에
집을 주고 만종의 녹을 주어 제자들을
육성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맹자는 그 말을 듣고 자신의 의견도 채택되지 않는데
높은 봉록에 매달려 부를 독점하고 싶지 않다며
사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