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제야수세(除夜守歲)

우현 띵호와 2024. 2. 11. 15:56

제야수세 (除夜守歲) 
섣달 그믐 밤에 해를 지키다. 
[덜 제(阝/7) 밤 야(夕/5) 지킬 수(宀/3) 해 세(止/9)]  

2023년도 어느새 한 달이 흘러 음력으로 섣달그믐이 왔다.  
세월이 가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큰 계획을 세웠다가 실천을 못한 사람들은

안타까움만 더할 것이다.  
 
음력의 한해 마지막 날에는 예로부터

각종 행사와 의식이 치러졌다.  
 
덜 除(제)의 여러 뜻 중에는 섣달그믐이란 뜻도 있고

그날 밤(夜) 가는 해를 지키는 守歲 (수세)는

집안에 등불을 환히 밝히고 가족이 둘러앉아

밤을 새우는 풍속을 가리켰다.  
 
제야는 除夕(제석), 歲除(세제), 歲暮(세모)
라고도 하는데 실제 음력을 중심해서다. 
 
조선 후기 학자 洪錫謨(홍석모)가 편찬한

우리나라 세시풍속에 관한 책 東國歲時記
(동국세시기)에는 제야풍속이 다양하게 소개돼 있다. 
 
‘섣달그믐날 밤에 잠을 자면 굼벵이가 된다‘,

’섣달그믐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센다‘라는

속설이 있는 대로 가족이 둘러 앉아

밤을 새우는 풍속은 잡귀의 출입을

막기 위한 것으로 고려 때부터 계속됐다고 한다.  
 
부뚜막이나 곳간, 장독대 등 집안 구석구석에

등불을 밝히는 것은 부엌귀신인 竈王

(조왕, 竈는 부엌 조)이 하늘로 올라가서 玉皇上帝
(옥황상제)에게 그 집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을 보고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경의를 표하기 위한 것이란다.  
 
또 잠을 자지 않는 것은 사람 몸에 기생하고 있는

三尸(삼시) 또는 三尸蟲(삼시충)이란 벌레가

잠든 사이에 빠져나가 상제에게 자신의 죄과를

낱낱이 고해 바쳐 수명을 단축시킨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것을 막기 위한 풍습이라 했다. 
 
궁중에서는 묵은해의 마귀와 사신을 쫓아내려는

儺禮(나례, 儺는 푸닥거리 나)를 베풀고

年終砲(연종포)를 쏘았는데 이 모든 것은

물론 음력 섣달 그믐날에 행해졌다. 
제야와 수세를 읊은 많은 시 중에서 2편만 골라보자.  
 
고려 말의 문신 李種學(이종학, 1361~1392)의 除夜시다. 
‘섣달그믐 밤을 새는 건 해마다 해 온 일인데,

올해는 눈물범벅이 되어 지새는구나,
쓸쓸한 성에 길손이 되어 있노라니,
밤새도록 어버이 그리움이 곱절이나 더하네 
 
(守歲年年事 今年淚滿巾
孤城方作客 一夜倍思親/
수세연년사 금년루만건
고성방작객 일야배사친).’ 
‘묵은해는 오늘 밤 다가고,
새로운 한해가 새는 날 아침에 오네,
근심스런 마음은 북두성 자루 따라,
동북으로 봄이 오기를 바라노라 
 
(故歲今宵盡 新年明旦來
愁心隨斗柄 東北望春回/
고세금소진 신년명단래
수심수두병 동북망춘회).’  
唐(당) 玄宗(현종)때 재상을 지낸

張說(장열, 667~730)의 守歲시다. 
 
2024년에 있었던 갖가지 좋지 않았던 일,

경제가 곤두박질치고 젊은이는 일자리가 없어

우왕좌왕했던 일은 멀리 날려 보내자.  
내일의 찬란한 태양이 뜨는 것을 기다리며

己亥(기해)년 새해에는 모두에게 좋은 일만

생기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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