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배짱도 지략도 없는 윤석열 정부

우현 띵호와 2024. 10. 7. 20:46

배짱도 지략도 없는 윤석열 정부(조우석 칼럼)

곤혹스럽다.

윤석열 대통령이 퇴임 이후를 준비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사저 경호 시설 신축비 139억 원을

내년 예산안에 올려놓은 것이다.

대통령 퇴임 이후 그런 걸 반복하는 한국 정치의

고약한 전통부터 납득할 수 없지만

윤 대통령이 원하는 순조로운 퇴임이 가능할까도 의문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이 저렇게 날뛰는 마당에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은 남은 임기를 채우는 것부터 버겁다.

윤 대통령 탄핵 움직임은

지금 정권 탈취 음모극으로 치닫는 중이다.

이재명이 앞장서 밑도 끝도 없는

계엄령 괴담을 퍼뜨리는 배경부터 그렇다.

10월 선고 재판을 앞두고

“날 유죄로 몰면 혁명적 상황을 피할 수 없다”고

법원과 세상을 향해 우회적으로 협박하는 것이다.

7년 전 문재인이

“박근혜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밖에 없다”고

겁박하던 것과 완전 닮은꼴이다.

법원이 허튼짓을 하면 내전 상황 내지 내전에 준하는

상황을 만들어서라도 무효화시키겠다는,

사법부에 대한 공격이다.

그 못지않게 중요한 건 대통령이 가진 무기인

계엄령 선포권을 빼앗는 또 다른 효과다.

그렇게 되면 지금 최악의 입법 독재 상황에서

대통령을 무력화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저들의 수를 읽지 못한 채

엉뚱한 소리만 반복하니 윤석열을 대통령실로 보낸

국민은 복장이 터진다.

용산은 지금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로

“우리 계엄령 선포를 검토한 적도 없으며,

하고 싶어도 현행 헌법상 못하지 않느냐”고

읍소하는 게 전부다.

용산이 노회 하다면 몇 수 앞을 내다보며

이렇게 응수했어야 옳았다.

“현 상황은 정부가 있는데도 무정부 상태이고,

국정 마비 수준이다.

국가 정상화를 위한 대통령의 마지막 권한이

계엄령 선포인데, 우리가 그걸 검토 못 할 이유가 있나?”

현행 헌법은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지체없이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그건 법조문일 뿐이다.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우리가 ‘미친 국회’를

고립시킬 수도 있다며 압박을 가하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는 게 정치다.

그 경우 계엄령 선포를 전혀 못 할 게 아니다.

유리한 여론 상황을 만든 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 등으로 직접 참전하는 것도 좋다.

“대체 언제까지 이재명 수사 검사를 탄핵으로 겁박하고,

방송통신위원장을 연속 세 번이나 탄핵으로 위협하며,

말도 아닌 국회 청문회를 남발해 국정 마비와

해병대 등 군을 모욕할 작정이냐”고 되묻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그런 무정부 상태에서 정부는 일을 할 수 없으며,

앞으로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며 승부수를 띄우는 게 옳다.

그렇게 한다면 여론 흐름을 단박에 바꿀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자기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정치 행위인

대중 연설의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

이 나라 5,000만 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이 유일하지만 그는 지금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팔짱만 끼고 있다.

고작 거부권 행사를 반복하는 바람에 불통 이미지를

키우거나 국회 개원식에 불참하는 등

소극적 저항을 하는 게 전부다.

이렇게 무능한 대통령도 드물다.

민주당은 마치 미친 멧돼지처럼 덤벼드는데,

이걸 제압해야 할 윤 대통령은 손 놓고 있다.

겨우 한다는 게

“국회가 이성을 되찾으라”는

간접 주문(대통령비서실장 정진석)이 전부다.

민주당은 전쟁을 벌이는데, 용산은 소꿉놀이 중이다.

윤 대통령과 국힘당 지지율이 바닥을 기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 윤석열정부가 뽑을 수 있는 카드가 없진 않다.

앞에서 언급한 계엄령 선포 검토와 함께 뽑을

두 번째 카드가 바로 더불어민주당 해산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어느덧 반국가세력의 몸통이 됐고,

그걸 방치할 경우 나라가 위태롭다는 걸

대통령이 국민에게 호소하라는 얘기다.

민주당의 행태에 염증을 느끼고 있고,

최악의 무정부 상태에 답답한 국민의 정치적 각성을

유도하는 방식 말이다.

윤 대통령이 당장 현대사에서 배울 건 1952년 5월

부산 정치파동에서 보인 건국대통령 이승만의 정치다.

당시 이 대통령은

계엄령을 내려 국회를 작살냈다.

그걸 두고 의회민주주의를 무시한 폭거라며

교과서는 가르친다.

진실은 다르다.

당시 미국은 대한민국 국회를 구워삶은 상황이었다.

미국은 국회를 조종해 고집불통 이승만을 쳐낸 뒤

만만한 장면을 옹립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걸 간파한 이승만은 국회를 누르고

직선제 개헌으로 맞대응했고 끝내 성공했다.

당시 백골단·땃벌떼 등 관제 데모도 동원했으며

그런 능수능란한 권력 게임 끝에

신생 대한민국 대통령직을 지켜낼 수 있었다.

그걸 나는 한국형 마카이벨리즘의 완성이라고 본다.

윤 대통령이 배울 건 바로 그것이다.

얼마 전 한 인터넷 신문이 외쳤다.

“검사 출신 대통령은 화끈하게

국회와 전쟁 벌일 배짱이라도 있나?”

윤석열정부는 배짱도 지략도 없이 탄핵이 두려워 떨고 있다.

국가 정상화 과제는 뒷전이고 퇴임 준비에 바쁘단다.

자유 우파는 배신당한 듯한 기분마저 드는 것도 피할 수 없다.

이러다 정말 큰일이 터질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