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고금소총 41-50화

우현 띵호와 2021. 9. 25. 23:00

고금소총 41-50화

제41화 어이해 미음을 뜰 아래 버렸는고?(米飮何棄於庭下)

서울의 어떤 부랑청년이 두메산골을 여행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갈증을 느끼게 되어 길가에 있는

어떤 농가에 들어가서 물 한 그릇을 청하였다.

그 집에는 20세 가량의 자색이 아름다운

낭자가 혼자 있을 뿐 다른 사람은 없었다.

그 낭자는 아직도 음양의 일을 알지 못하고

있었으며 천성이 너무 순진하였다.

청년은 우선 물을 얻어 마신 후에 낭자에게 말을 걸었다.

"낭자의 안색을 보니 병이 있는 것 같소."

'별로 병은 없습니다."

"낭자는 병이 없다고 하지만 내가 자세히 보니 이상한 증세가 있소.

한번 진맥을 하여 보는 것이 좋겠소."

청년은 자신이 의원이라고 속이며

낭자의 손을 잡고 진맥하는 척 하며 말했다.

"낭자의 뱃속에는 이미 고름이 차 있으니

속히 고치지 않으면 위험하오."

"그렇다면 속히 치료하여 주시지요."

낭자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하였다.

청년은 감언이설로 낭자를 유혹하여

운우(雲雨)가 극치에 이른 후에 이윽고

낭자의 음문에서 흘러내리는 정액(精液)을

접시에 받아내어 그것을 낭자에게 보였다.

"이것 보시오. 이렇게 고름이 낭자의 뱃속에 있었으니

조금만 늦었더라면 생명이 위험하였을 것이요"

청년이 떠나고 저녁이 되어 낭자의 부모가 돌아왔다.

낭자는 접시에 담긴 고름을 보이며 그간 이야기를 하였다.

부모가 자세히 보니 남자의 정액이라 크게 낭자를 책망하며

그 접시를 뜰 아래로 던져버렸다.

이때 마침 이웃 노파가 놀러 왔다가

그 접시를 주워보고서,탄식하였다.

"오 ! 아깝다. 아깝다. 이 귀한 미음 그릇을

어째서 뜰 아래로 버렸단 말인가?"

 

제42화 좋고 좋도다(好哉好哉)

매우 나이 들어 가는 귀가 먹은 재상(宰相)이 있었다.

어느 달 밝은 여름밤, 잠이 오지 않아 지팡이를 짚고 사방을 돌아다녔다.

이때 후원 평상위에 한 동비(童婢)가 발가벗은 채

혼곤히 잠들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조용히 그 용모와 하문(下門)을 살피니 천하일색이었다.

이 여종은 손자며느리의 교전비(轎前婢)였다.

이튿날부터 노재상은 그 여종을 보기만 하여도 흠모하고

사랑하는 정이 샘솟아 누가 봐도

그 좋아하는 정도를 눈치챌 수 있게 되었다.

아들 내외가 이를 알고 서로 상의했다,

"부친께서 그 여종만 보면 그와 같이 귀여워하고 사랑하시니,

그 아이로 하여금 하룻밤 수청을 들게 하여 위로해 드리는 것도

효성을 다하는 길이 아니겠소?"

그래서 그 여종에게 분부하였다.

"너는 오늘 저녁에 대감마님을 모시고 수청들라."

그 날 밤 아들 내외가 노재상을 걱정하여

창밖에서 방안 동정을 살피고 있었더니

재상과 여종이 말햐는 것이 들렸다.

"들어갔느냐 ?"

"들어가지 않았사옵니다.",

잠시후 또 들렸다.

"들어가느냐 ?"

"들어가지 않사옵니다."

아들이 이를 답답히 여겨서 소리를 낮추어 분부하였다.

"이번에 물으시면 들어갔다고 하라."

잠시후 들렸다.

 

"들어가느냐 ?"

"들어갑니다.",

"좋고 좋도다 !"

 

제43화 이웃집 김 서방은 잘만 하더라(越家金書房)

어떤 여인이 있었는데 음모(陰毛)가 심히 길어서 마치 말갈기와 같았다.

그래서 남편이 방사를 할 때마다

손가락으로 음모를 갈라 헤친 후에야 가능하였다.

어느 날 밤 남편이 음모를 헤치다가

남편 손톱이 그만 음핵을 스쳐 찢고야 말았다.

아내는 너무나 아파서 화를 내며 두 발꿈치로

남편을 걷어 차내면서 말했다.

"이웃집 김 서방은 털을 가르지 않고도 잘 하기만 하던데.... !"

 

제44화 세 사람의 마음 속의 추억(三者勝地)

두 재상이 우연히 만났는데 모두 일찍이

영남의 수령방백(守令方伯)을 지낸 일이 있었다.

그 중 한사람이 진주 기생을 사랑하였으므로

촉석루를 승지강산(勝地江山)이라 하고

또 다른 사람은 밀양 기생을 사랑하였으므로

영남루가 가장 좋다하며 서로 자랑하였다.

마침 그 자리에 한 낭관(郎官)이 이르러,

두 재상의 말을 듣고 말하엿다.

"영남루와 촉석루가 비록 승지다운 데가 있기는 하오나

제가 뵉로는 모두 상주(尙州)의 송원(松院) 같지는 못하옵니다."

두 재상이 놀라며 말하엿다.

"송원으로 말하면 거친 언덕이 끊어져 후미진 사이에 있고

논과 밭두렁 위에 있으니 먼 산과 넓은 들을 볼 수 없고,

대나무와 저녁 연기의 멋이 없을 것이니 올라가 바라보아도

흥을 돋구기 어려울 것이다.

그대의 말 속에 이어떤 별다른 이야기라도 있는가?"

이에 낭관이 말하기를,

"소생이 남쪽에서 상주 기생에게 정을 주었다가,

마침 돌아오는 길에 감히 헤어지지 못하고

함께 서쪽으로 가서 송원에 도달하니 해는 이미 져서

어두워져 허물어진 집에 들어가 베개를 나란히 하여

누워 운우지정(雲雨之情)은 깊어 가기만 하는데

,가을비는 하늘에 뿌리고 미풍은 나뭇잎 사이에 불어 와

온전히 잠들지를 못하였습니다.

그토록 좋은 밤이 쉽게 밝아 새벽이 되니

서로 이별할 때가 되어 끊어진 골짜기를 열 걸음에

아홉 번이나 뒤돌아보다가 고개를 넘은 후로

날이 가기를 이미 여러 달 지냈는 데

그 쓸쓸한 황야의 정경이 지금에 이르도록

새록새록 눈앞에 아롱거릴 따름입니다.

그러나 일찌기 소생이 구경하였던 촉석루와 영남루는

꿈에도 한번 나타나지 않으니

어찌 송원(松院)의 승경을 촉석루나 영남루에 비교 하겠사옵니까?"

두 재상이 배꼽을 잡으며 말하기를 탄식하였다.,

"그러니 송원은 곧 그대 낭관의 승지강산이요,

촉석루와 영남루는 우리 두 사람의 승지강산이로다."

 

제45화 손가락이 바뀌었다(彼指則是此指則非也)

관서에 비지촌(非指村)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그 유래는 다음과 같다.

옛날 어떤 사람이 누에를 치는데 뽕잎을 먹일 때가 되어

사방으로 뽕잎을 구하러 다니던 중

어떤 곳에 당도하여 보니 뽕나무가 무성한 곳에 부잣집이 보였다.

조용히 뽕나무 밑으로 들어가서 사방을 살펴보니

사람이 놀았던 자리가 있었다.

큰 뽕나무 위에 올라가서 뽕을 따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서 한 남자가 급히 달려와서는

뽕나무 밑에서 얼마동안 방황하더니

길게 휘파람 소리를 몇 번 내었다.

그러자 20여세 가량의 아름다운 여인이

술 한 주전자와 한 보시기의 안주를 가지고

그 남자가 있는 곳으로 달려왔다.

그 남자는 술과 안주를 먹을 생각은 않고

그 여인을 끌어안고 운우(雲雨)의 정을 나누었다.

그리고 여인과 남자가 서로 턱을 맞대고 앉아

사랑을 소곤거리기 시작하였다.

"우리가 이렇게 사랑을 주고받는 처지가 되었으니

서로 폐부(肺腑)를 털어 보여야 합니다.

우선 내가 먼저 당신의 옥경(玉莖)을 빨겠으니

당신도 나의 옥문(玉門)을 빨겠소?"

"그것 좋은 일이요."

잠시 후 여인은 남자의 옥경을 빨고 나서

자신의 옥문을 남자 앞에 드러내어 보였다.

남자는 그것을 보면서 무엇인가 생각하더니 말햇다.

"옥문은 옥경과 달라서 움푹 들어가 있으니 빨기가 거북하오.

그러니 내 긴 손가락을 옥문에 넣은 다음

그 손가락을 빨면 되지 않겠소?"

"그렇게 하여도 좋소."

남자는 곧 긴 손가락을 넣어 보았으나

음액(陰液)이 손가락에 묻어 나와 빨기에 더러웠다.

그리하여 그 손가락을 감추고 다른 손가락을 빨았다. 그러자 여인은,

"당신은 왜 나처럼 하지 않아요?

이 손가락이 아니지 않아요 ?" 하고 비난하였다.

이렇게 이 손가락이다 아니다 하고 다투게 되었는데

이 때 뽕나무 위에 있던 사람이

"그 손가락이 옳고 저 손가락은 옳지 않소!" 하고 판단을 내려 주었다.

그러자 놀란 남자는 엉겁결에 도망을 가버렸다.

뽕나무 위에 있던 사람이 곧 나무에서 내려와

그 여인과 마음껏 놀아난 후에

그녀가 가지고 왔던 술과 안주를 먹고서

뽕 한 짐을 잔뜩 지고 돌아왔다.

그 후부터 이 마을은 "그 손가락이 아니다."라는 뜻의

"비지촌(非指村)"이라 불려졌다.

 

제46화 뼈를 녹여주는 나그네消骨客)

한 행상(行商)이 어느 민가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밤중이 되자 주인 부부가 교접(交接)을 하는

환성이 들려 와서 행상이 주인에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요 ?" 하고 물었다.

그러자 주인이,

"소리를 듣고 아시겠지만 지금 아내와 교접 중이오." 하고 대답하였다.

이에 행상은 가르쳐 주었다.

"대체로 운우(雲雨)에는 두 가지의 격식(格式)이 있는 데,

그 하나는 깊이 넣고 오랫동안 교접함으로써

아내로 하여금 뼈가 녹게 하는 것이 상격(上格)이요,

또 하나는 격한 소리를 내면서 잠깐 동안에 방설(放泄)을 하는 것인데

이것은 하격(下格)이요. 주인은 이 상격과 하격을 잘 아셔야 하오."

행상의 이 말은 여인의 마음 속에 깊이 새겨졌다.

그래서 여인은 한 꾀를 생각해 내어 잠을 자다가

꿈에서 깨어난 듯이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내가 꿈을 꾸었는데 우리 조 밭에

멧돼지가 들어와 조를 마구 뜯어먹고 있어요.

만일 그 조를 다 잃게 되면 어떻게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겠소?

어서 빨리 가서 멧돼지를 지키시오"

남편은 그 말을 믿고 허리에 화살을 차고 활을 들고 뛰어 나갔다.

그러자 여인은 행상을 불러들여

"뼈를 녹여주는 사람(消骨客)을 내 어떻게 그냥 보내겠소 ?

어디 뼈 한번 녹여 주시오."

하고 애교를 부리니 드디어 여인이 바라던대로

그 환정(歡情)이 극에 달하게 되었다 .

 

제47화 훈훈하고 감미로운 그 기분은 무엇이냐?(有薰甘味)

어떤 여인이 더운 날에 속옷바람으로

허리를 구부리고 빨래를 하고 있었다.

이때 한 남자가 지나가다 보니 구부리고 있는

그 여인의 속옷 사이로 옥문(玉門)이 보였다.

갑자기 치솟아 오르는 음욕(淫慾)에 그는 가만히 다가가서

번개처럼 달려들어 옥문에다 양경(陽莖)을 집어넣어

순식간에 음사(淫事)를 마치고 재빨리 도주하였다.

여인이 몽둥이를 들고 쫓아가면서 소리 질렀다.

"이 개같은 놈, 이게 무슨 짓이냐 !"

남자가 되돌아보면서 거짓말했다.

"아주머니, 실은 내 양경(陽莖)이 아니고 손가락이었소.

손가락에 무슨 죄가 있소 ?"

그러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여인은, 호통을 쳤다.

"나를 속이려고 하지 말라. 만일 그게 네 손가락이었다면

지금까지 여기 이 개울 골짜기에

느껴지던 훈훈하고 달콤한 기분은 도대체 무엇이더냐 ?

그래도 거짓말을 하느냐 ?"

 

제48화 들어가지 않을테요(吾不必入)

어떤 신부를 첫날밤에 유모가 몸소 신랑의 방으로 데리고 갔다.

신부가 거절하여 따라가지 않으니 유모가 걸머지다시피 해서 신랑 방까지 왔다.

그련데, 문 앞에 이르러 유모가 문지방을

문고리로 잘못 알고 잡아당기니 열리지 않았다.

신부는 겉으로는 비록 싫은 척 하였지만

속으로는 더딘 것이 실로 불만이라 말했다.,

"이 문이 열리더라도 나는 들어갈 수 없소.

그런데 유모가 잡아당기고 있는 것은

문고리가 아니라 문지방이 아니요?"

 

제49화 자식놈이 다 자란 줄 알았는데…(爲已長成)

묵재(默齋) 홍언필(洪彦弼)과 그 아들 인재(忍齋)

홍섬(洪暹)이 모두 정승판서에 올랐다.

아들 홍섬이 계집종들을 즐겨하였다.

하루는 여름밤에 여러 여종들이 흩어져

대청마루에서 자고 있을 때

며느리가 깊이 잠든 틈을 타서 나체로 방을 나와

여러 여종 가운데를 엉금엉금 기어다니며

그가 늘 사통(私通)하여 오던 여종을 더듬어 찾게 되었다.

그때 마침 그의 아버지 홍언필이 잠이 깨어

대청마루 쪽을 바라보다가 부인에게 말했다.

"나는 섬(暹)이가 이미 장성한 줄 알았더니

이제야 비로소 엉금엉금 기는 방법을 배웠구려.".

아들 홍섬이 이 말을 듣고 놀라고 부끄러워 방안으로 달아났다.

 

제50화 벼락에도 암수가 있나요?(霹靂有雌雄)

어떤 양반이 거느리고 있는 여종을 품어보고자 하였다.

부인이 잠든 사이 여종이 있는 방으로 잠입해 가는 데

어느새 부인이 알아차리고 뒤를 따랐다.

일을 그르치고 만 양반은 씁쓰레한 심정이 되어

"못된 여인은 지혜로서 다루어야지,

위엄으로서는 다루기 어렵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큰 비와 함께 번개, 천둥이 일었다.

양반은 "이때다" 하여 여종이 있는 방으로 가는 양 하면서

측간(厠間 ; 화장실)에 숨었다.

그러자 부인이 그 뒤를 밟아 왔는데

마침 벼락이 머리 위로 떨어지는 듯 하였다.

이때 양반은 계획했던대로 부인의 등을 서너 번 세게 손으로 친 다음

재빨리 치마를 걷어올려 욕을 보이고는

침소(寢所)에 돌아와 자는 체 하였다.

조금 후 욕을 당한 부인이 돌아와서 남편에게 물었다.

"벼락에도 암놈, 수놈이 있나요?"

"벼락이라고 하여 왜 암수가 없겠소?

남편을 투기하는 여인들에게 수놈 벼락이 때린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소!"

그 이후로 부인은 남편의 뒤를 밟지 않았다.

 

 

'야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금소총 61-70화  (0) 2021.09.25
고금소총51-60화  (0) 2021.09.25
고금소총21-30화  (0) 2021.09.25
고금소총 11-20화  (0) 2021.09.25
고금소총~1화~ 10화  (0) 2021.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