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고금소총 71-80화

우현 띵호와 2021. 9. 25. 23:01

고금소총 71-80화

제71화 장인이 아니면 고칠 수 없다(非岳丈不可能醫)

옛날 어떤 재상의 처가에 동비(童婢 ; 어린 여종)가 있었는데,

그 이름은 향월(向月)이었다.

향월의 나이 18세가 되자 용모가 꽃처럼 피어나는지라,

재상은 한번 품어보고 싶은 데 기회가 닿지를 않았다.

그러는 동안 향월이 학질에 걸려 앓게 되었다.

이때 재상은 약을 다루는 내국제조(內局提調)를 보고 있었다.

하루는 처가의 장모가,

"나의 동비 향월이 학질에 걸려 이처럼 고통을 겪고 있는 데,

내국(內局)에 반드시 좋은 약이 있을 것이니

고쳐주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고 찾아와 청하였다.

"어느 날 어느 때부터 아프기 시작하였습니까?" 재상이 이렇게 묻자,

"내일 또 아플 차례이네." 하고 장모가 대답하였다. 그러자 재상은,

"그럼 내일 내국의 일을 마치고 난 후에 꼭 좋은 약을 가지고

나오겠으니 저 후원 으슥한 곳에 큰 병풍을 둘러친 후

후원 근처에 함부로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면

제가 꼭 고쳐 주겠습니다." 라고 일렀다.

재상의 이 말에 장모가 그와 같이 하였더니

다음 날 재상이 곧 후원 병풍 안으로 들어가서

향월이를 끌어안고 옷을 벗긴 후에 손으로 음호(陰戶)를 만지며

그의 거양(巨陽)을 꽂으니 향월이 크게 두려워하여 등에서

식은땀이 쏟아져 나왔다.

재상은, "학질은 흉악한 병이라 내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떨어지지 않는다."

라고 하자 향월이, "만일 마님께서 아시게 되면 틀림없이

저에게 죄를 내릴 것이니 어찌 합니까 ?" 하고 걱정을 하니

재상이 "이것은 마님께서 이리 하라고 하여 하는 일이다." 하고 대답하였다.

이렇게 되어 흥이 높아지고 음극(淫極)에 달하자

향월이 재상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이제는 대부인마님께서 아시고 저를 죽인다 하셔도

여한이 없사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처가 식구들은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채

동비 향월의 학질은 떨어져 낫게 되었다.

그 후 장모가 또한 학질에 걸렸다.

이번에는 장인이 사위인 재상에게 찾아와 향월이를 고치듯이

씻은듯 학질이 낫도록 하여 주기를 청하자 재상은 그만 질겁을 하며,

"그것은 장인어른께서 손수 나서지 아니하시면 고칠 수 없사옵니다.

제가 나섰다가는 큰일이 납니다" 하며

황급히 자리를 피하여 총총걸음으로 피신하였다.

 

제72화 네가 무슨 상관이냐?(有何關於汝)

약국(藥局)의 사람들이 술과 안주를 장만하여 남산에 놀러 갔다.

그 중 한사람이 발을 씻고 나자 갑자기 양물(陽物)이 움직여 참을 수 없어

으슥한 소나무 숲 속을 찾아가 한창 손장난을 하고 있는 데,

때마침 금송군(禁松軍 ; 한양 인근 산의 소나무 도벌감시 산림경찰)이 뒤에서 큰 소리로,

"여보시오, 남산 중지(重地)에서 이게 무슨 짓이오?" 하였다.

그 사람이 깜짝 놀라 뒤를 돌아다보니 금송군이라,

낯을 붉히면서 금송군의 소매를 당겨 가까이 앉히면서,

"내가 하였던 일을 제발 떠들어 대지 말아주오." 하고 통사정을 하니,

"남산 중지에서는 이러한 일은 법으로 엄하게 금하고 있으니 그냥 둘 수 없소.

마땅히 잡아가야겠소." 하고 엄포를 놓는다.

약국 사람이,

"노형 그게 무슨 말씀이오. 속담에 죽을 병에도 사는 약이 있다는 데,

나의 한때 무안한 일을 노형이 어찌 용서하지 못하오?" 하고 간절히 빌며

주머니를 풀고 돈을 내주면서,

"이것은 얼마 되지 않으나 몇 잔의 술값으로 하고 널리 용서하시오.

그리고 후일 나를 찾아 오시면 마땅히 더 후하게 대접하겠소." 하니

금송군이 "형씨의 댁이 어디요?" 하고 물었다.

"내 집은 구리개(銅峴) 아무데의 몇 번째 집이오." 하고 일러 주었다.

이에 금송군이,

"남산으로 말하면 곧 안산중지(案山重地) 인지라

이러한 일은 만약 잡히게 되면 한결같이 벌을 주기로 되어 있으나

형씨의 간절한 부탁이 이와 같으니 잡아가지 않겠소.

후에는 다시 하지 마시오." 하였다.

약국 사람은 크게 감사하였으나 금송군은 돈을 받고,

속으로 심히 웃으면서 가버렸다.

이튿날 금송군이 약국사람의 집으로 찾아갔는데

과연 그 사람이 멀리 금송군이 오는 것을 보고

곧 돈을 급히 내어 주니 그것을 받고 돌아갔다.

그리고 수일이 지나자 또 찾아오니 다시 전과 같이 돈을 집어 주었는 데,

이와 같이 4 - 5차나 계속되자 옆집 사람이 알게 되어

무슨 연유인지 궁금하여 까닭을 묻자

그 사람이 조용히 귀에다 대고 소근거렸다.

"내가 아무 날 남산에 갔다가 이러이러 하였더니

금송군이 용서해 주어서 그 은혜에 감사하여

돈을 주고 있소."

이 말을 들은 옆집 사람이 웃으면서,

"남자의 손장난(手淫)은 누구나 하는 일이라,

남산 뿐만 아니라 비록 대궐 안에서 한다 하여도

누가 말리겠소 ? 후일 또 오면 꾸짖어 보내시오." 하고 일러 주었다.

그 후에 금송군이 또 왔다. 그러자 약국 사람이 이번에는,

"나의 손장난이 너의 무엇과 상관되는가 ?" 하고 꾸짖었더니 금송군은,

"처음부터 그와 같이 말하였더라면 누가 찾아 왔겠소?" 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아나 버렸다.

 

제78 화 너야 말로 내 편이로다(吾之良民)

어떤 부부가 하찮은 일로 서로 싸우다가

부인이 몇 대 맞고 분함을 이기지 못하여

저녁도 짓지 않고 풀어진 머리로 아랫목에 누워 신음하고 있었다.

남편도 역시 크게 노하여 말하지 않고 물러가서 윗목 구석에 누웠다.

이날 밤중에 남편이 잠을 깨어 보니 아내가 아직도 화가 나서 누워 있었다.

곰곰 생각하여보니 남편은 오히려 불쌍한 생각이 없지 않아

잠자리를 가까이 하려 하였으나,

그 뜻을 표하지 않고 자는 척 하품을 하면서

몸을 굴리다가 한 팔을 아내의 가슴 위에 얹었다.

그러자 아내는 그 손을 잡아 던지며,

"이 손으로 나를 때렸는데 왜 가까이 하겠소?" 하고 말하였다.

남편은 속으로 웃으면서 얼마 후에 또 한쪽 다리를

아내의 허벅지 위에 올려놓자 아내는 그 다리를 잡아 던지며,

"이 발로 나를 찼으니 어찌 가까이 하겠소?" 라고 말하였다.

남편은 속으로 다시 웃으면서, 다리를 뻗치고 허리를 펴면서 자신의 양물(陽物)을

내밀어 아내의 배꼽 아래에 닿게 하자 아내는 곧 두 손으로 그 양물을 잡고 어루만지며,

"너야말로 진실한 내 편이로다.

너야말로 나를 얼마나 기쁘게 해 주었던고 " 하였다.

 

제74화 다리 없는 신부를 얻다(得無脚之妻)

어떤 신랑이 첫날밤에 신부와 더불어 즐거움을 누리려

이불 속에서 손으로 어루만지니 신부의 두 다리가 없었다.

이에 크게 놀란 신랑이,"내 다리 없는 처를 얻었으니 무엇에 쓰겠는가?"

하고 급히 장인을 불러 그 사유를 고하자

장인이 괴이하게 여겨 딸에게 질문하니

신부가 말하기를,

"낭군께서 행사(行事)하려 하기에 제가 미리 알아서

먼저 무릎을 굽혀 두 다리를 오무린 다음

천정을 향하여 번쩍 쳐들고 있었더니 그 야단이지 뭡니까 ?"

하고 기가 막혀 하였다.

 

제75화 - 전과 다름이 없소이다. (如前日之歡)

어떤 우둔한 사람이 나이 이십에 처음으로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 언제나 그 아들을 볼 때마다 아들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마음 속으로 생각하기를,

"이 아들의 머리를 보니 이 아이가 나온 후로

내 처의 그 음호(陰戶)가 넓고 커진 것은 거의 의심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내 작은 양경(陽莖)이 어찌 거기다 대적할 수 있겠는가?

다시는 교합(交合)할 생각을 가질 수 없구나."

하고 부부간의 정은 비록 돈독하고 좋으나 방사(房事)를 오래 행하지 않고는

언제나 어린아이의 머리를 어루만지다가

아내를 번갈아 보면서 한숨으로 세월을 보냈다.

그의 아내가 이상하게 생각하여 늙은 여종을 불러 의논하였다.

"서방님이 이 아이가 태어난 후로는 언제나 아이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나를 보고 한숨을 내쉬고 있는데,

이것은 서방님이 틀림없이 나의 하문(下門)이 크게 넓어지고 커진 것으로 믿고

교합하지 않는 것일세.

지금까지 수년 동안을 서로 한 이불 속에서 자본 일이 없으니

답답할 뿐만 아니라 다시 아기를 낳을 가망이 없으니

이를 장차 어찌 하면 되겠는가?"

하는 말에 여종이,

"그런 일은 지극히 쉬운 일이니 걱정마옵소서.

저에게 한 계교가 있습니다. 엊그제 연안 친정에서

보내신 인절미를 농 속에 넣어두는 것을 보았는데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아내가 남았다고 대답하자 여종은,

"그렇다면 오늘밤에 서방님이 들어오셨을 때

저를 불러 인절미를 굽게 하옵소서.

그러면 틀림없이 서방님의 의심을 풀 수가 있습니다." 하였다.

아내는 그 말에 따라 밤에 남편이 들어왔을 때

늙은 여종을 불러 인절미를 내어주며,

"잘 구워서 서방님께 드리게." 하니

여종이 방안에 앉아 화로불에 잘 구워 조금 식은 후에

손가락으로 그 인절미를 찔러 구멍을 뚫으며,

"손가락으로 구멍을 뚫다가 도로 빼내어도 떡은 다시 합하니,

이 떡도 꼭 어린아이를 낳은 여자의 하문(下門)과 같군요." 하니

귀가 번쩍한 남편이,"그게 무슨 말이냐?" 하고 물었다.

이에 여종이,

"여자가 아기를 낳으면 하문이 넓어지기는 하지만

다시 그 전처럼 합하여 좁아지는 것이니

비록 열 번이라도 낳을 때는 넓어지고 낳은 후에는 좁아집니다.

이 떡도 손가락을 꽂았다가 빼내면 다시 합하여지니

이것을 보면 어찌 여자 산후의 하문과 같지 않겠사옵니까 ?"

하고 대답하면서 크게 웃자

남편은 그 말을 듣고 지금까지 취하였던 술이 일시에 깨듯이

그 날 밤에 부부가 화합을 하였는 데,

완전히 이전처럼 그 즐거움이 똑 같으니

마침내 의심을 풀었으며, 듣는 사람이 모두 배꼽을 잡았다 한다.

 

제76화 - 약속을 어겼으니… (君亦違約)

어떤 시골에 한 과부가 여종을 데리고 농사를 지으며 지내고 있었는 데,

밭을 갈 때는 언제나 이웃에 사는 홀아비 집에서 소를 빌렸다.

그래서 또 다시 밭을 갈기 위하여 그 집의 소를 빌리러 여종을 보내니,

그 홀아비가 여종을 희롱하면서,

"나하고 하룻밤을 자준다면 틀림없이 소를 빌려 주겠다." 고 하였다.

여종은 웃으면서 돌아와 그 사연을 과부에게 말하니,

"그럼 가서 하룻밤만 자고 오너라." 고 하였다.

그리하여 홀아비와 여종이 함께 자게 되었는데 이때 홀아비가,

"내가 너와 잠자리를 같이 하는 동안 너는 아롱우(阿籠牛),

어롱우(於籠牛)의 두가지 말만 차례대로 외우고

그 사이에는 다른 말을 하면 안된다.

만일 다른 말을 하면 소를 빌려주지 않겠다.

너는 내가 시키는대로 하겠는가?" 하고 다짐하였다.

속어로 작은 얼룩을 "아롱"이라 하고,

큰 얼룩을 "어롱"이라 하였는데 그 소의 색깔이

얼룩 얼룩했기 때문에 희롱하여 말하는 것이었다.

이에 여종이,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하고 곧 일을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여종이 시키는대로 하여

홀아비의 양물(陽物)이 들어오면 "아롱우"라 하고

나가면 "어롱우"라 하였다.

그러나 그 동작이 차츰 격렬하여지자 여종은 너무나 좋아서

그 차례를 잃고 "어롱, 어롱"으로만 말하더니

그 절정에 도달하자 끝내 "어어, 어어"로 일을 마치게 되었다.

"약속했던대로 아롱우 어롱우의 두마디만 해야

소를 빌려주겠다고 하였는데 흥이 일자

어롱, 어롱으로만 하다가 끝내는 어어, 어어로 마쳤으니

내 어찌 약속을 어긴 사람에게 소를 빌려줄 수 있겠는가." 하고

홀아비는 허락하지 않았다.

과부가 이 말을 듣고 여종을 책망하면서,

"그 두 가지 말이 무엇이 그렇게 하기 어렵단 말이냐 ?

약속을 어겨 소를 빌리지 못하였으 니

이제 어떻게 농사를 짓는단 말이냐 ?" 하고

스스로 홀아비에게 청하여 마침내 같은 약속을

한 뒤 그와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다.

과부도 처음에는 "아롱우, 어롱우" 하고 두 가지 말을 차례대로 하였으나

수십 회의 "아롱우, 어롱우"가 계속되는 동안

운우(雲雨)가 극치에 달하게 되자 마침내

참을 수가 없어 과부 또한 "아롱, 아롱" 하더니

끝에 가서는 "알, 알, 알" 하고 끝을 마쳤다.

이에 소 주인 홀아비는,

"당신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니 어찌 소를 빌려줄 수 있겠소?"하고

굳게 거절하였다.

 

제77화 목침만큼 크도다(大如木枕)

직장(直長) 벼슬의 한 사내가 있었는데,

기름장수 여인이 제 집에 종종 왕래하는 것을 보고

호감을 가지다가 서로 눈이 맞아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하루는 집안이 비어 아무도 없는데 그 기름장수 여인이 또 왔다.

남자는 좋은 말로 유인하여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가서

그것을 하게 되었는데, 양물(陽物)이 커서 마치 목침만 하였다.

여인은 능히 대적할 수가 없어 잔뜩 겁을 먹고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채 포기하고 말았는 데,

음호(陰戶)는 찢어지고 아픔을 참을 수 없었다.

여러 날을 조리하다가 그 후 또 그 집으로 내왕하게 되었는데

그 때마다 안주인만 보면 웃음이 나와 참지 못하였다.

안주인이 이상하게 여겨,

"당신은 근래에 와서 나만 보면 웃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오?" 하고 물었다.

기름장수 여인은 이에 "제가 사실대로 아뢰겠습니다.

그러나 죄책을 내리지는 마옵소서.

지난번에 직장 나리께서 집에 사람이 없을 때를 틈타서

저를 유인하여 한번 자자고 하여 거절하지 못하고 부득이 따랐는 데,

그 양물의 크기가 고금(古今)에도 없는 것이라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어 즐겁지도 못하고

하문(下門)만 중상(重傷)을 입었는 데,

그 후 주인 마님을 뵙고 그것을 생각하면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옵니다.

그런데 주인 마님은 어떻게 견디옵니까?" 하고 대답하였다.

여주인은 웃으며,

"당신은 모를 것입니다.

나는 열 네다섯살적에 어린 신랑과 서로 만나 작은 음(陰)과

작은 양(陽)이 교합하여 왔는 데, 모르는 사이에 작은 양은

오늘날과 같이 커지고, 음도 또한 이에 맞추어 모르는 사이에 따라 커져서

이와 같이 되어버렸소." 라고 대답하니

기름장수 여인은 웃음을 머금고,

"듣고 보니 이치가 그럴듯 합니다.

나 역시 어려서 서로 만나 지금에 이르도록 습관적으로

해보지 못한 것을 한스럽게 생각 합니다."하니 듣는 사람들이 졸도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제78화 갖바치 아내의 후회(皮匠之妻後悔)

어떤 갖바치의 아내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 이웃의 한 사내가 그녀를 한번 안아보고 싶었으나

그 여인의 마음을 알지 못하여 여인으로 하여금

음욕(淫慾)을 가지도록 계획하고는갖바치의 집을 찾아갔다.

가서 보니 갖바치는 윗방에서 신발을 만들고 있었고,

그의 아내는 건너 방에서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갖바치가 찾아온 뜻을 묻자 이웃 사내는,

"나의 양물(陽物)이 너무 커서 보행에 방해가 되고

또한 불편할 때가 많으니 혹시 사슴가죽으로 갑(匣)을 만들어

거기다 넣고 끈으로 허리띠에 걸게 하면 좋을 것 같은 데,

당신이 그 갑을 만들어 줄 수 있겠소 ?" 하고 물었다."

갖바치가,

"그렇다면 그 모양을 보여 준다면 마땅히 만들어 주겠소." 하니

이웃 사람이 곧 돌아앉아 바지를 벗었다.

갖바치가 어깨너머로 보니 물건이 둥근게 두어 주먹 되고

길이가 거의 반자나 되니 놀라면서,

"이건 말의 그것과 과히 틀리지 않으니 참으로 훌륭합니다." 하였다.

이웃 사내가,

"이건 보잘 것 없소. 한번 행사할 때 바라보면 정말 놀랄 것이오." 하고 말하니

갖바치의 아내가 이 대화를 듣고 염선(艶羨 ; 요염하고 음탕함을 선망함)을

이기지 못하여 마음 속으로 은근히 바라게 되었다.

갖바치가 이웃 사내에게,

"내가 집에 있을 때 곧 그것을 만들어 가죽 궤속에 넣어 둘테니

내가 없을 때라 하더라도집사람에게 말하고 가져가시오." 하고 말하였다.

이웃 사내는 며칠 후 갖바치가 멀리 출타한 것을 알고 밤에 갖바치의 집으로 가니,

"주인은 밖에 나가고 없습니다." 하고 갖바치의 아내가 말하였다.

그러자 이웃 사내가,

"내가 부탁한 물건이 있는데 주인이 없더라도 가져가라 하였소.

어디에 두었는지 알고 있습니까 ?" 하고 물었다.

이에 갖바치의 아내는, "이미 만들어서 궤짝 속에 잘 두었습니다.

들어와서 가져가시지요." 하고 대답하였다.

이웃 사내가 방으로 들어가자 여인이 눈으로 추파를 던지니

이웃 사내는 여인의 마음이 움직인 줄 알고 마침내 끌어안고

방사(房事)를 하게 되었는 데, 갖바치 아내가 보니

사내의 양물이 제 남편의 양물보다 못하여 그제야 여인은 그의 술책에

속은 것을 깨달았으나 어찌 할 수가 없었다.

보기 좋게 당한 뒤에 한탄만 하고 있는 데, 다음 날 또 그 이웃 사내가 찾아왔다.

갖바치가,

"어제 피갑(皮匣)을 가져갔다 하는데, 크기가 어떻소?" 하고 물었다.

이에 이웃 사람이, "비록 작기는 하지만 꽤 쓸만 합디다." 하고 대답하자

갖바치의 아내가 건너 방에 있다가 이 말을 듣고 분을 참지 못하여 눈을 흘기며,

"그런 양물은 3백개라도 받아 넣겠다. 네 대가리째 빠져 들어온다고 해도 어찌 크다고

하겠는가 ?" 하고 작은 것에 속아서 몸을 준 것을 애석해 하였다.

 

제79화 어서 나부터 고쳐주오(速速治我)

어떤 부인이 음양(陰陽)의 이치를 아직도 알지 못하여 남편을 가까이 하지 않았다.

남편은 마음 속이 답답하여 어떤 계략을 생각하고 밖에서 급히 들어오면서,

"빨리 내 외출복을 내오시오." 하자,

"외출복을 입고 어디로 가시오." 하고 아내가 물었다.

이에 남편이,

"건너 마을의 친구 부인이 남편을 멀리 하더니

음호(陰戶) 가운데 쥐의 귀가 돋아나 죽었는 데,

지금 문상하러 가야 하오."

하자 부인이 얼굴빛이 변하여,

"잠깐 기다리시오."

하고 치마를 벗고 속옷까지 벗어

겨우 머리를 밑으로 구부려 자산의 음호를 자세히 보니

과연 쥐의 귀와 같은 것이 그 가운데에 있었다.

부인은 크게 놀라 황급히 남편의 손을 잡아당기면서,

"다른 사람의 죽음을 조상할 것 없이 어서 내 병부터 고쳐 주시오." 하였다.

 

제80화 두 짐승과 벌레 한 마리(二獸一蟲)

옛날에 어떤 부자가 산밑에 좋은 밭 백여 마지기를 새로 개간하는 데,

맹호(猛虎)가 출몰하기 때문에 사람이 밭을 갈지 못하였다.

부자는 밭이 황폐해 가는 것이 아까워 호랑이를 잡는 사람이 있으면

마땅히 내 딸을 주겠노라 약속하였다.

어떤 역사(力士)가 이에 응하여 밭을 갈고 있으니

맹호가 울부짖으며 나와서 입을 벌리고 뛰어나왔다.

역사는 손으로 호랑이를 쳐서 허리를 부러뜨리니

호랑이는 산 옆으로 달아났다.

호랑이가 산밑에 숨어서 끙끙 앓는데,

그 소리가 멀리까지 들리므로 여우가 가서,

"삼촌께서 무슨 일로 이렇게 아파하십니까 ?" 하고 물었다. 그러자,

"내가 밭을 가는 사람을 잡아먹기를 여러 해 동안 해왔지만

오늘 어떤 놈으로 인하여 허리뼈가 부러져 이렇게 아파한다." 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여우가,

"우리 삼촌께서 언제나 산군(山君)이라 하여

위엄을 백가지 짐승들에게 떨치시더니

어찌하여 촌놈에게 허리를 다치게 되었소?

내 삼촌을 위하여 원수를 갚겠소."

하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둔갑하여 역사를 유혹하였다.

역사는 그것이 요물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그 뒷다리를 꺾어 내던지니 여우가 절름거리며 호랑이 옆으로 와서

또한 아픔을 참지 못해 하였다.

이때 한 마리의 맹충(큰 벌레)이 앞에 날아와서,

"두 분이 촌놈 하나를 누르지 못하고 허리와 다리를 상하셨으니

이런 말은 아예 다른 짐승들에게 말하지 마시오.

내가 날아가서 날카로운 입바늘로 그놈을 물어

피가 솟아나오게 하여 말려 죽이고 두 분의 원수를 갚겠소." 하고

날아가서 그 역사의 머리에 붙었다.

그런데 살을 물어 아직 피가 나오지 않았는데

역사가 손에 쥐고 있던 풀대를 꺾어 벌레의 항문에 꽂아 놓았다.

그리하여 벌레 역시 호랑이와 여우가 있는데로 와서 소리를 같이 하며 아파하였다.

얼마 후에 부자가 딸에게 역사가 죽었는가 살았는가 보고 오라고 하면서,

밥과 술을 준비하여 보냈는 데, 가서 보니 역사가,

"내가 이미 호랑이를 잡고 밭을 갈았으니 당신은 마땅히 내 아내가 되었다."

하고 드디어 밭 사이에서 일을 시작하였다.

그러자 호랑이가 여인의 허리를 안는 것을 보고,

"저 여자도 꼭 허리가 부러질 것이다." 하니,

여우가 그 양 다리를 드는 것을 보고,

"이번에는 다리가 부러질 것이다." 하고

맹충은 역사가 양물(陽物)을 여인의 음호(陰戶)에 밀어 넣은 것을 보고,

"풀대를 항문에 꽂았다 !" 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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