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글

가난한 날의 행복

우현 띵호와 2021. 11. 12. 19:07

가난한 날의 행복

어느 날 퇴근 길,

남자는 리어카에서 파는

삼천원짜리 귀고리 한 쌍을 샀습니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내밀자

아내는 거울 앞에 서서 이리저리 달아보며

아이처럼 즐거워했습니다.

아내의 모습을 바라보던 남편도 덩달아

기뻐하며 큰소리를 쳤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이번 월급날에는 멋진 옷 한 벌 사 줄께!'

싸구려 선물에도 감격하며 좋아하는 아내에게

무안함을 감추려는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월급날인 오늘, 남편은 빈 손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슬그머니 월급봉투만을 아내에게 내밀었습니다.

남자는 월급을 받아 들고 부푼 마음으로 백화점엘 갔으나

생각보다 엄청난 가격에 입만 벌릴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마음에 드는 옷은 월급의 절반도 넘어

도저히 살 엄두를 낼 수 없었다며 몹시도 미안하고

안스러운 눈으로 아내를 바라보았습니다.

아내는 풀이 잔뜩 죽어있는 남편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습니다.
'괜찮아요. 시장에 가면 그런 옷 말고도

싸고 예쁜 옷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런 값비싼 옷은 훗날 제가 나이가 잔뜩 들어 늙고 추해 보일 때,

그 때 입으면 돼요.'

그 말을 들은 남편은 금새 생기를 되찾고 환하게 웃었습니다.

그리고 아내를 향해 말했습니다.
'그럼 당신은 평생 가도 그런 옷은 못 입겠네.

세월이 아무리 흐른 뒤에라도 내 눈에 보이는 당신은

항상 젊고 예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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