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미조이모(未兆易謀)

우현 띵호와 2022. 3. 4. 22:30

미조이모(未兆易謀)  

조짐이 있기 전에 계획해야 일이 쉽다, 화근의 싹을 미리 잘라야 한다.  
[아닐 미(木/1) 억조 조(儿/4) 쉬울 이(日/4) 꾀 모(言/9)]
 
큰 사건이나 재난이 닥칠 때 훨씬 전부터 조짐이 보인다.

대부분 알아채지 못해 스쳐 지나가고 일을 처리한 뒤

원인을 규명하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조그만 움직임으로 결과를 아는 예지력은

나뭇잎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가을이 왔음을

아는 一葉知秋(일엽지추)의

고승이나, 폭군 紂王(주왕)의 상아 젓가락을 보고 殷(은)의

망국을 알아차린 象箸玉杯(상저옥배)의 箕子(기자)같은

성인만 가진 것은 아니다.
 
거센 비바람이 닥칠 것을 대비하여 뽕나무 뿌리를

물어다가 둥지를 튼튼히 만드는 未雨綢繆

(미우주무, 繆는 얽을 무)의 현명한 새들도 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행차 뒤에 나팔’을 불고도,

소 잃고도 외양간 고치기는 미룬다.
 
無爲自然(무위자연)의 老子(노자)는 조짐이 있기 전에(未兆)

미리 계획을 세우면 쉽다(易謀)고 말한다.

그가 남겼다고 하는 ‘道德經(도덕경)’의 제64장

작은 일부터 지켜야 한다는 守微章(수미장)에 실려 있다.

 

내용을 보자.
‘편안할 때에 위태한 것을 잊지 않으면 보전하기가 쉽고

(其安易持/ 기안이지), 아직 조짐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대책을 세우면 일하기가 쉽다

(其未兆易謀/ 기미조이모).’ 그러면서 ‘취약한 것은

깨뜨리기 쉽고 미세한 것은 흩어지기 쉬우니

(其脆易泮 其微易散/ 기취이반 기미이산)’ 어려운 일이
닥치기 전에 사전에 조치해야 쉽다는 가르침이다.
 
뒷부분에 잘 알려진 명구가 이어진다.

‘아름드리나무도 붓털 같은 싹에서 나왔고

(合抱之木 生於毫末/ 합포지목 생어호말),

구층의 높은 건물도 한 줌의 흙이 쌓인 것이며

(九層之臺 起於累土/ 구층지대 기어루토),

천리 먼 길도 한 발짝부터 시작한다(千里之

行 始於足下/ 천리지행 시어족하).’ 큰일도
처음의 사소한 일에서 시작되니 시작이 중요하다.
 
노자의 사상을 비유 해설한 ‘韓非子(한비자)’의

喩老(유로)에도 ‘어려운 것을 도모할 때는

쉬운 것부터 시작하고, 큰 것을 하고자 할 때는 작은

것부터 시작한다

(圖難於其易也 爲大於其細也/

도난어기역야 위대어기세야)’고 했다.

큰 둑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는

堤潰蟻穴(제궤의혈)이 따르는 성어다.
 
우리는 예사로 악의 근원을 뿌리 뽑아야 한다며

拔本塞源(발본색원)을 남발한다.

조그만 낌새를 알고 사전에 막으면 낙원이 됐을 텐데,

보통사람들은 조짐도 모르고 약간 이상해도 미루고

무시하다 대형 사고를 맞는다.

그런 연후에 다시 대책을 세운다며 부산을 떨다가

언제 그랬느냐며 싹 잊어 人災(인재)는 되풀이된다.
 
자그마한 낌새를 알아채고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불여튼튼’이다. 한비자의 경구를 더 보자.

‘나무가 부러지는 것은 반드시 좀벌레가 파먹어서이고

(木之折也必通蠹/ 목지절야필통두),

담장이 무너지는 것은 반드시 틈을 통해서이다

(牆之壞也必通隙/ 장지괴야필통극).’

蠹는 좀 두. 亡徵(망징)편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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